지난 6월 일본 도쿄의 한 거리를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원본보기
지난 6월 일본 도쿄의 한 거리를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일본 도쿄 분쿄(文京)구에 사는 중국인 차오는 이사를 준비 중이다. 어디를 가도 들리는 중국어 소리 때문이다. 중국에서 이주한 지난해 1월 자신을 포함해 셋뿐이던 아파트 내 중국인 가구는 11곳이 됐다. 차오는 “중국이 싫어 떠났는데, 이곳에 중국인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중국인이 적은 도시로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국인의 일본 이주가 늘고 있다.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 거주 중국인 수는 87만3286명이다. 재일 외국인(376만9000명) 중 1위(23%)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현 추세론 재일 중국인이 2026년 말 100만 명을 돌파할 거로 전망했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현상엔 “중국인 사이에 불고 있는 ‘룬르(潤日)’ 열풍이 있다”며 “일본이 중국 중산층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2년 3월 중국 상하이에서 방역복을 입은 방역 요원들이 거리에서 이동 통제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원본보기
지난 2022년 3월 중국 상하이에서 방역복을 입은 방역 요원들이 거리에서 이동 통제에 나서고 있다.
룬르는 일본행 탈출을 가리키는 은어다. 영어 ‘달아나다(run)’와 같은 중국어 발음표기(한어병음)를 가진 ‘윤(潤)’에 일본(日)을 합쳤다. 지난 2022년 상하이 등에서 펼쳐진 극단적 ‘칭링(淸零·제로 코로나)’ 방역에 반발한 중국인들의 해외유학·이민 시도를 가리키는 ‘룬쉐(潤學)’에서 파생됐다.

100여명의 중국인을 인터뷰하고 지난 2월『룬르―일본으로 대탈출하는 중국인 부유층 추적』을 출간한 저널리스트 마쓰토모 다케히로에 따르면 룬(潤)은 2018년 시작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동부유론으로 사회주의 이념이 강조되자 부유층과 중산층 사이에서 자산을 처분해 해외로 떠나는 움직임이 생기면서다. 국가보안법 시행(2020)으로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가 무너지고, 제로 코로나 방역이 시행되며 이런 경향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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