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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작년 산업기술 유출 65%가 ‘반도체’…적발건수중 15건 '최다'

    사건/사고 | 02-06 15:17


    산업기술 유출 이미지. 

     


    산업부 제공

     

    설계 도면을 빼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통째로 복제한 공장을 중국 현지에 세우려 한 혐의로 삼성전자 전 임원이 작년 적발돼 업계에 충격을 준 가운데, 'K-반도체'가 산업기술 해외 유출의 핵심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국가핵심기술'을 포함한 전체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 적발 사건은 23건으로 전년보다 3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산업기술보호법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에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규정해 특별 관리한다.

    30나노 이하급 D램 기술,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조선·원자력 등 분야의 70여건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체 산업기술 유출 적발 건수는 총 96건이다.

    2019년 14건, 2020년 17건, 2021년 22건, 2022년 20건, 2023년 23건으로 뚜렷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들어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적발 사례에서 한국이 세계적으로 우위에 있는 메모리 등 반도체 분야의 비중이 급증하는 추세다.

    산업부는 관계자는 "반도체 등 국가핵심기술 유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외국 기업이 국내에 기업을 설립한 후 기술 인력을 고용해 기술을 취득하거나, 외국인이 국내 기업을 인수한 후 인수한 국내 기업의 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는 등 기술 유출 수법은 더욱 지능화,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전체 14건의 적발 건수 중 반도체는 3건에 그쳤고, 전기전자 3건, 디스플레이 3건, 자동차 2건, 정보통신 1건, 생명공학 1건, 기계 1건 등으로 피해 분야가 다양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전체 23건의 적발 건수 중 절반 이상인 15건이 반도체 분야에서 나왔고, 디스플레이, 자동차, 생명공학, 전기전자 분야가 각각 3건, 3건, 1건, 1건에 그쳤다. 작년 반도체 분야 해외 기술 유출 건수는 산업부가 관련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최고치다.

     


    산업부 제공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피해 비중이 대체로 비슷했지만, 최근에는 중국으로 일부 디스플레이 제품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반도체 쏠림 현상이 뚜렷해졌다"며 "산업기술 해외 유출은 우리나라의 현재 산업 우위 지형을 보여주는 간접 지표의 성격도 띤다"고 말했다.

    정부는 산업기술보호법 개정, 법원과 협력을 통한 양형 기준 상향(실질 처벌 강화) 등을 통해 기업, 나아가 국가경제에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주요 산업기술 해외 유출을 강력히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에는 기업이 스스로 신청하지 않아도 정부의 판단에 따라 특정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를 가리는 판정 절차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는 '판정 명령' 제도가 담겼다. 해외 기술 유출 처벌 대상을 '목적범'에서 '고의범'으로 바꾸는 내용도 들어갔다.

    현 대법원 판례는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내용을 고의로 빼내 해외로 건네도 '외국에서 사용할 목적'을 검찰이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고의로 빼내 간 것만 입증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외국 기업과 합병될 때도 현재는 인수합병을 당하는 국내 기업만 신고하면 되지만, 법이 개정되면 인수하려는 외국인도 공동 신고 의무를 부여받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방향의 법 강화가 기업의 영업 자율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원활한 기업 거래와 외국자본 투자 유치에 제약을 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국가핵심기술을 포함한 산업기술 보호를 강화하는 것은 미국·유럽을 비롯한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해당 입법 추진이 세계적 흐름과 궤를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은 국가핵심기술과 인프라에 해당하는 부분은 (경영권 확보가 아닌) 비지배적 투자도 심사하도록 하는 등 외국인 심사 투자를 강화하고 있고, 영국도 로봇·통신 등 국가안보 위험이 있는 17개 분야의 지분을 25% 이상 취득 때 사전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등 주요국들은 첨단 분야 외국인 투자 심사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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