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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 04-19 02:19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전날 30대 여성을 비롯해 피해자들의 잇따르는 극단적 선택으로 ‘빌라왕 전세 사기’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자 18일 앞다퉈 대책을 내놓으며 집중 대응에 나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자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국민의힘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이 18일 피해자 보호를 위해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전셋집이 경매·공매되는 경우 세입자(임차인)의 확정일자 이후 법정기일이 설정된 재산세 등 지방세보다 세입자 임차보증금을 먼저 변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법은 전셋집이 경·공매될 때 해당 주택에 부과된 지방세를 법정기일과 무관하게 임차보증금보다 먼저 변제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아 당장 다른 전셋집을 마련해야 하는 신혼부부나 청년 등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임차보증금 회수 기일만 기다리는 실정이라고 장 의원은 지적했다.
정부가 주택 경·공매 때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증여세 등 국세보다 임차보증금을 먼저 변제하는 내용의 전세 사기 방지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개정안은 경·공매 시 임차보증금 우선 변제 범위를 지방세까지 넓힌 것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전세 사기 사건에 대해 “전형적인 약자 상대 범죄이며, 이 비극적 사건의 희생자 역시 청년 미래 세대”라고 지적하면서 관계 국무위원들에게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피해 신고가 없더라도 지원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선제적으로 조사하고, 찾아가는 지원 서비스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이번 사건 피해 물건의 경매 일정 중단 또는 유예 방안을 보고 받은 뒤 이를 즉시 시행토록 지시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극단적 선택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더는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자 의견과 요구사항을 하루빨리 제도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고, 정부와도 물론 협조하겠지만 당 차원에서도 보다 진전된 대책을 마련하라 지시했다”고 밝혔고,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피해자들은 경매 중단 조치와 우선 매수권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선 보상, 후 구상’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며 “우선 경매 중단 조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촉구하면서 초당적인 협력 의지를 보였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치솟는 대출이자 부담에 더해 제2의 건축왕, 제3의 빌라왕을 만나지 않을까 밤잠을 설치는 국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정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며 “‘보증금이라도 돌려받게 해 달라’는 피해자들의 절규에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세 사기는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을 절망의 늪으로 빠뜨리는 중대한 민생 범죄”라면서 “어떤 대책이든 좋으니 정부는 전세 사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도 적극 협조하겠다”며 “살기 위해 구한 집이 도리어 삶을 옥죄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이 발의해 지난 3월 31일 통과시킨 전세 사기 방지 3법은 사후 예방책일 뿐 당장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는 많이 부족하다”며 “우선 보증금이라도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는 긴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야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두고는 뚜렷한 시각 차를 보였다. 국민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금의 전세 사기가 횡행하는 원인은 분명 ‘문재인 정권’의 이념적 부동산 정책 실패에 있다”며 “졸속 임대차 3법 개정으로 전세 사기 범죄 폭증이 충분히 예상 가능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사실상 손 놓고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빌라왕’ 남 모 씨의 배후에 민주당 인천 지역 유력 정치인이 관련됐다는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의 의혹 제기에 대해 “연기만 피우지 말고 유력 정치인이 누구이며 해당 정치인이 전세 사기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히라”며 “집권여당 사무총장이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공세를 펼친 것이 아니라면 머뭇거릴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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