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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08-12 16:28
- 현행 선거법상 현금살포는 불허
- 구청 “지역 경제 살리기 일환”
부산 동구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출시한 지역화폐 ‘e바구페이’가 합법적인 현금 살포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민에겐 현금과 다름없는 지역화폐가 각종 일회성 이벤트마다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까지 ‘통 크게’ 뿌려지는 실정이라 돈 선거와 유사한 효과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11일 동구는 e바구페이의 2주년 기념 이벤트를 연다고 밝혔다. 동구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2주년 응원 댓글을 달거나, e바구페이를 2만 원 이상 사용한 구민과 이벤트 기간 누적 사용량이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총 150만 원을 e바구페이로 지급한다. 이벤트는 오는 13일부터 22일까지다.
e바구페이가 출시된 이후 동구는 지역화폐를 각종 이벤트성 사업의 경품으로 즐겨 사용했다. ▷동구 애칭 짓기(60만 원) ▷스마트폰으로 찍는 동구의 일상(50만 원) ▷설맞이 특별이벤트(50만 원) ▷3·1절 삼행시 이벤트(30만 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 1일 시작한 ‘동구민 1억 걸음 걷기’ 캠페인에도 총 1000만 원이 경품으로 지급된다.
통상 지역화폐는 온누리상품권 같은 ‘상품권’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동구민에게는 사실상 현금과 마찬가지다. 지역 내 백화점·대형마트·유흥업소와 프랜차이즈 직영점 등을 제외하곤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역화폐가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서 자유로운 ‘합법적 돈 선거’ 수단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선거법에서 현금살포 등 기부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근거가 되는 법령이나 조례가 있으면 경품으로 줄 수 있다.
대부분 이벤트에서 e바구페이는 ‘지역화폐 발행 및 운영 조례’에 근거해 경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조례에는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해 홍보 마케팅 참여자나 일정 금액 사용자에게 지역화폐를 제공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조례 하나가 모든 이벤트 사업에 통용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개별 사업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의뢰해야 한다. 일례로 ‘동구민 1억 걸음 걷기’ 캠페인의 경우 국민건강관리법을 근거로 선관위에 검토를 요청했는데, 좀 더 명확한 근거를 갖추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현재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화폐가 없는 다수의 지자체에서는 현금을 경품으로 한 이벤트를 꺼린다. 중앙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나 구·군의 어르신 품위 유지비 같은 복지사업이 아니고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자칫 선거법에 저촉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릴 수 있는 데다, ‘현금을 살포한다’는 느낌이 강해 부정적 이미지를 연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e바구페이가 다른 현품보다 주민 주목도를 높이기 좋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도 해서 활용하는 것이다.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설사 합법이더라도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익재정연구소 이상석 소장은 “보통의 지자체에선 엄두도 못 낼 일인데, 지역화폐를 무기로 사실상 현금 살포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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