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학교 새해 희망가> ④ '한류 품은 교실'…요하네스버그
日 역사왜곡 맞서 초등과정에 한국사 포함…'독도 집중 교육'도
졸업생 명문대 진학·한류 덕분에 인기…"새해엔 단독건물로 독립"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인 4천125명(2015년 외교부 통계)이 이 거주하는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한인 2세와 현지인들의 열기가 뜨겁다.
지난 1992년 한인교회 부설로 세워진 요하네스버그 한글학교(교장 황재길)도 2017년을 맞는 감회가 아주 각별하다. 설립 25주년을 맞아 단독 건물로의 독립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황 교장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이메일 인터뷰에서 "현재 교회 내 별도의 목조 가건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따로 독립 건물을 지을 계획"이라며 "남아공을 대표하는 한글학교로 변신하는 첫 발걸음을 떼는 새해에는 학교 건립 계획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지난 20여 년간 한인 자녀의 한글교육을 전담했고, 한국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정체성 교육을 책임져 왔기에 학교 건립에 한국 정부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교사 20명이 한인 학생 110명, 현지인 15명을 가르치는 이 학교는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4시간 동안 유치반, 초등반, 중등반을 운영한다. 올해는 다문화 유치반인 '나래반'도 편성했다. 한인사회와 교류하지 않아 한국어 실력이 떨어지는 다문화 자녀들을 위한 배려다.
초등반은 국어·수학·한문, 중등반은 국어·역사·수학·한문을 가르친다. 학기당 2회씩 전교생을 대상으로 특강과 비디오 수업, 방과 후 특별활동 기타연주반, 미술반 등도 운영한다.
새해에는 초등 과정에도 한국사 교육을 포함한다. 남아공 내 다른 5개 한글학교와 함께 역사 교육을 강화해 정체성을 함양하고, 일본의 역사 왜곡 등에 맞서게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관련 책 읽기도 강화할 예정이다. 학기별 필독·추천 도서를 선정해 책을 읽도록 권장하는 한국어 능력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정서, 한국인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황 교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조운정(여) 교사에 따르면 올 한해 동안 이 학교에서는 의미있는 이벤트가 다양하게 펼쳐졌다.
우선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행사다. 한국어를 학습하는 현지인의 교실인 무궁화반 교사가 주최한 이 모임은 남아공에서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한류가 얼마만큼 퍼져있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중학생들이 종업식 때 펼친 태극기 플래시몹 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플래시몹 동작을 연습하며 자연스럽게 애국가 4절을 외우게 됐고, 공연에 앞서 티셔츠에 태극기 그리기를 통해 4괘에 담겨있는 의미도 깨우쳤다.
한인회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한 광복 70주년 행사, '통일 골든벨' 행사는 학생들이 고국의 통일 문제, 북한의 상황, 한국의 근현대사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초등학교 6학년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독도 집중 교육 등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모든 중학생이 최소한 한 번 이상 독도 관련 학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3년에 한 번꼴로 학습지도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한류를 품는 교실'인 무궁화반 육성에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현지인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반으로 다른 한글학교에서는 보기 드물다. 초기에는 임시 체제로 운영하다 2014년부터 한류의 영향으로 학교를 찾는 현지인이 많아지면서 영속성을 갖추게 됐다.
조 교사는 한인 학생들이 한글학교에 다녀야 하는 이유를 '새로운 커뮤니티 구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민 역사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한국어 구사 수준은 좋은 편이지만, 2~3세들이 자리 잡으면서 한국 역사 등을 학습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한글학교는 가정에서 가르칠 수 없는 과목을 가르치기에 재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는 추세거든요. 우리는 차세대들이 공부뿐만 아니라 한인 친구들 간 공감대 형성으로 새로운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 학교 출신 중에는 미국 아이비리그나 유럽의 명문대학으로 진학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비츠대, 프리토리아대를 졸업한 뒤 국내외 의료계, 글로벌 기업 등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황 교장은 "남아공은 고국과 멀리 떨어져 있어 책값보다 운송료가 더 들어 교재나 자료 등을 구하기가 어렵고, 특히 복사물로 대체할 수 없는 스티커 위주의 유치부용 학습서를 수급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면서 "한국 정부가 나서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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