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 위기로 사내하청업체 노동자의 임금체불이 불어나고 고용불안이 더욱 심각해진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지난 24일 ‘비정규직 노동자 한마당’ 행사가 옥포 공설운동장에서 열렸다.
통영고성거제 조선소 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와 민주노총거제지부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최근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23일간의 노숙투쟁을 벌였던 천일기업 노동자를 비롯해 조선소 사내하청 노조설립 준비위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와 가족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근 대우조선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된 홍성태 위원장, 엄일영 부위원장과 백순환 노조 대외협력실장 등 대우노조 집행부가 이날 행사를 후원하며 함께 자리했다.
또 송미량, 최양희 시의원과 정길호 YMCA 이사장, 김용운 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 류금렬 거제개혁시민연대 대표, 장윤영 참교육학부모회 거제지회장 등 시민사회 인사들도 참석해 비정규직 노동자 한마당 행사를 축하하며 연대 의지를 밝혔다.
이날 홍성태 대우조선노동조합 위원장은 “조선소 현장에서 고용불안과 임금체불 등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대우조선 노조, 시민사회가 자연스레 어울려 소통하고 교감하며 즐겁게 어울리는 자리”라며 “원·하청 노동자와 시민사회가 서로 연대해 구조조정을 저지하고 하청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토요일에 모처럼 일손을 놓고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참석자들은 축구와 발야구 경기에 이어 가족들이 장만해 온 음식을 나누며 오후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행사를 주관한 한 관계자는 “온갖 차별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해고 위협과 블랙리스트에 오를까봐 그동안 공개적인 모임을 갖기 힘들었다”며 “아마 오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식적으로 모여 행사를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 대다수가 업체의 일방적 해고 위험과 부당한 임금삭감에 더 이상 물러설 곳조차 찾기 힘든 절박한 상황”이라며 “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사회에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하는 소박한 욕구와 바람으로 하청노조 결성을 고민하고 있다. 무엇보다 원청 노동자와 시민사회의 연대와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7일 종교계와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진 비정규직 고용불안·처우악화 관련 대책 수립을 정부에 요구하기 위해 결성된 조선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저지 시민사회대책위원회가 29일 거제를 방문한다
시민사회대책위는 이날 거제지역 조선소 하청노동자들과 간담회에 이어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또 다음달 29일에는 전국의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거제에 집결, ‘하청노동자 대행진’이 개최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거제지역 하청노동자의 노조 설립 문제는 전국적인 연대와 행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영남매일신문=취재부,임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