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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사우디, 재정지출 줄여라"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재정 지출을 늘리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정부 지출 축소'를 권고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IMF는 사우디가 유가 폭락 속에서도 정부 지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 재정정책 변경과 다양한 수입원 발굴, 부가가치세(VAT) 및 토지세 도입 등을 통해 재정 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석유산업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사우디에 수입원을 원유 일변도에서 성장 동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 부문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이다.
작년 하반기 반토막이 난 국제 유가는 한동안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지난달 50달러 밑으로 추락한 상태다.
사우디는 이런 상황에서도 노동자와 연금생활자 등에게 후한 보너스를 주고,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격퇴를 위해 결성한 자국 주도의 걸프 지역 지상군 작전에도 막대한 비용을 지출, 재정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IMF는 사우디가 지금처럼 재정 지출을 늘리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2.8%를 밑돌고 내년에는 2.4%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 적자 역시 올해 GDP의 19.5%에 달할 수 있다는 게 IMF의 예측이다.
사우디는 재정 적자 해소를 위해 이달 초 200억 리얄(53억 달러·6조 3천억 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다.
사우디의 금융 시스템은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협의회(GCC)가 쿠웨이트를 제외하고 미 달러에 연동되는 고정환율제(페그·peg)를 채택하고 있어 저유가 및 저성장을 극복해나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게 IMF의 시각이다.
IMF는 그러나 사우디가 페그제를 장기적으로 안정된 체제로 운용하려면 정부 수입 증대를 통한 재정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역내 노동시장의 변화와 기타 구조개혁 등에 대한 영향 평가를 위해 GCC 회원국들과 협력해 페그제 지속 여부를 주기적으로도 검토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조언했다.
duckhw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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