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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위에 펼친 인생 여정…김명남 '빛의 묘법'展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30대 초반이던 1993년 프랑스 파리로 떠나 활발한 활동을 해 온 김명남(54)의 개인전이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내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이주의 이유에 대해 "안주하던 곳에서 벗어나 내가 가진 정서나 생각과 다른 외부세계를 경험하고, 낯선 세상의 관점으로 나 자신과 작업을 바라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랑스로 옮기기 전에는 한국의 산동네와 자연을 그리고 심상이 담긴 정물화를 그렸다.
정주하지 않는 자세로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 온 작가의 작업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인생의 여정을 종이 위에 표현한 것으로 이어졌다.



작가는 백색 종이 위에 송곳이나 칼로 구멍을 뚫고 스크래치를 냈으며, 사람 모양의 미니어처를 더했다.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듯 바느질을 하기도 했다.
18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러한 작업의 결과로 작품 속에 "도시, 은하수, 들판 등이 만들어진다"며 "결국 길 위의 여정이 새롭게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하얀 묘법', '저 너머' 연작은 관람객을 또 다른 사색으로 이끌기도 하지만 재료의 물성을 결합한 그의 기법은 동시에 미소를 짓게도 한다.
함께 전시된 '솔 메모리스'(Soul Memories)에 대해서도 작가는 "인생의 여정이 다 저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인 남편을 뒀다는 작가는 자신의 작업처럼 위트와 재치가 섞인 말솜씨로 유쾌한 웃음을 이끌다가도 작품을 설명할 때면 "35년간 작업을 했으니 그 여정이 다양하지 않겠느냐"며 진지함을 보여줬다.
베르사유 미술대학교 판화학과 학과장인 작가는 학생들에게 수업을 할 때면 한국의 단색화를 종종 소개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16일까지 이어진다. 문의 ☎ 02-310-1923.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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