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
지난 6월 29일 늦은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1동 주민센터에 한 부부가 찾아와 제법 두툼한 편지봉투를 내밀었다.
반여1동 주민센터 맞은편에서 청산곱창을 운영하는 구자익(59) 이국향(51·여)씨 부부가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써달라"며 건넨 봉투에는 120만원이 들어 있었다.
이 돈은 6개월 동안 매일 첫 손님에게 받은 음식값의 10%를 따로 모은 것이라고 했다.
청산곱창은 초저녁부터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이름난 맛집으로 알려졌다.
양념을 바른 곱창을 구워 소주 한 잔과 곁들여 먹는 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첫 매상의 일부 금액을 기부하는 선행은 청산곱창만의 전통이라고 한다.
이씨는 "시어머니가 '복을 받아야 한다'며 첫 손님이 5만원을 계산하면 5천원을 따로 모았고 우리 부부도 1천원씩 보탰다"며 "10년전부터 음식점을 시작하면서 하루도 빼지 않고 음식값의 10%를 모아 사찰 등에 기부해 왔다"고 말했다.
이씨의 시어머니는 2년전 세상을 떠났지만 '기부 전통'은 계속되고 있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때문에 학창시절 학교의 도움으로 학비를 면제받은 이씨는 고교 졸업 30주년을 맞아 지난해 모교에 장학금 1천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씨는 "매일 돈을 모아 놓고 보니 금액이 생각보다 컸다"며 "남편의 제안으로 올해부터 우리가 장사하는 반여동을 위해 좋은 일을 하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씨 부부는 주민들이 '주민복지협의체'라는 단체를 결성해 이웃돕기에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반여1동 주민센터를 찾았다.
부부는 앞으로 매달 20만원을 주민복지협의체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반여1동 주민복지협의체는 주민 스스로 지역의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 협력 기구로 올해 1월 발족했다.
이 단체는 출범하면서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17가구에게 가구당 30만원씩 모두 510만원의 생활자금을 지원했다.
반여1동 주민복지협의체는 이웃돕기 활동에 참여할 뜻있는 주민의 동참을 기다리고 있다. (☎ 051-749-6333)
한편 해운대구 반송2동 담안골 행복마을은 최근 농장에서 키운 직접 키운 감자를 경로당과 지역아동센터 등에 기부했다.
부산시 행복마을 공모사업에 선정된 담안골 행복마을은 기부에 앞서 지역 어린이 15명에게 농장을 개방, 감자수확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행복마을 위원들은 "직접 키운 농작물을 주민과 나눌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c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