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우스캐롤라이나서 또 흑인교회 화재…20년전 KKK 방화한곳
남부 흑인교회 연속 화재…백인 총기난사 사우스캐롤라이나 소재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으로 9명이 숨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 북부의 또다른 한 유명 흑인교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AP통신이 현지언론을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역 신문 '포스트 앤드 쿠리어'의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스버그 카운티 그릴리빌 타운에 있는 마운트 시온 흑인 감리교회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나섰다.
인명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교회는 100여년 전에 건립된 유서깊은 곳으로, 20년 전인 1995년 6월 20일 백인 우월주의 과격단체인 쿠클럭스클랜(KKK)이 불을 질러 무너진 적이 있다.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듬해 재건된 교회를 직접 찾아 인종주의 타도를 호소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우리는 (흑인들이 박해받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지 수사당국 관계자는 이 지역을 쓸고 지나간 폭풍 속에서 교회가 벼락을 맞아 불이 붙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 지역의 기상전문가도 화재가 발생한 오후 6시30분부터 7시 사이에 번개가 많이 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불이 꺼지고 나서 진행될 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화인을 속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남부 지역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거나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흑인교회에서 속출했다.
지난 21일 테네시 주 녹스빌, 23일 조지아 주 메이컨, 24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 2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워런빌에서 흑인교회가 불에 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방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들 교회의 화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릴리빌 타운은 지난달 백인 청년이 딜런 루프(21)가 애메뉴얼 흑인 감리교회에 권총을 난사해 흑인 9명을 살해한 찰스턴으로부터 북쪽으로 90㎞ 정도 떨어져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인종주의 논란이 있는 남부연방기의 존폐를 둘러싼 논쟁이 불붙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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