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 비판 사설 쓴 NYT에 "분수를 알라" 비난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터키 내에서 언론 탄압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자국의 언론 상황에 대한 비판적인 사설을 쓴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분수를 알라"며 거칠게 비난했다.
AFP통신과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스탄불의 한 싱크탱크가 주최한 연설에서 뉴욕타임스의 사설이 '파렴치하다'며 "신문이라면 분수를 알라"고 말했다.
NYT는 지난 22일 '터키에 드리운 먹구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내달 7일 총선을 앞두고 자신이 창당한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승리를 위해 언론을 억압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러한 파멸의 길로부터 방향을 틀도록 촉구해야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사설에 대해 "당신들(NYT)이 누구냐? 미국 정부에도 이런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캐물으며 "당신들은 이런 글로 터키 일에 간섭하고 있다. 이 사설을 게재함으로써 당신들은 자유의 한계를 넘었다"고 일갈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자국 언론과 잇따라 날을 세우며 터키 안팎에서 언론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터키 주요 일간지 휴리예트가 모하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의 사형 선고 사실을 전하면서 "52% 득표한 대통령에 사형선고"라는 제목을 달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것이 비슷한 득표율로 당선된 자신도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는 암시라며 신문에 대해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또 지난 3월에는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모욕한 글을 올린 지방신문 기자가 실형을 선고받는 등 지난해 8월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 언론인 등 70여 명이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됐다고 터키 도안통신은 밝혔다.
이날 연설에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휴리예트를 소유한 도안미디어그룹을 다시 한 번 공격하며 "새로운 헌법과 대통령제가 도입되면 이 쿠데타 유발자들을 영원히 차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NYT에 비난의 화살을 돌린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당선 직후인 지난해 9월 에르도안 대통령은 NYT가 터키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최대 조직원 모집국가라는 기사를 쓰자 신문을 맹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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