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을 약물로 관리하는 병원"…KBS 시사기획창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KBS 1TV '시사기획 창'은 약물로 노인들을 관리하는 요양 병원 실태를 고발한 '존엄을 돌보는 요양병원'을 19일 오후 10시에 방송한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요양병원에 잠입 취재, 간병인이 매일 저녁 노인들에게 나눠주는 약을 확보해 분석했다.
간병인이 '수면제'라고 말한 이 약은 리스페리돈이라는 정신병 치료제다.
1년 전 화재로 21명이 숨진 전남 장성요양병원 기록에도 정신병 치료제 투약이 수두룩하게 등장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할로페리돌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05년 리스페리돈과 할로페리돌 등 이들 정신병 치료제들을 치매환자들에게 사용하면 사망위험이 1.6배에서 1.7배 높아졌다는 경고문을 발표한 바 있다.
약물 투여, 즉 화학적 구속은 노인들을 무력화하거나 잠재워 장시간 침대에 누워 있게 한다는 점에서 노인들을 침대에 묶는 신체적 구속과 효과는 거의 같다.
제작진은 "(이런 구속이) 노인들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면서 "이미 많은 능력을 상실한 노인들이 침대에서만 생활하면 얼마 안 남은 잔존능력마저 잃어버리는, 이른바 폐용증후군을 앓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이어 "신체적 구속이든 화학적 구속이든 존엄한 요양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편의에 따라 노인들을 묶고 약물을 남용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를 보냈을 때 어떤 일을 당할지 알 수 없기에 결국 요양병원도 신뢰를 잃는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은 신체구속 폐지를 선언한 일본 요양병원들의 '존엄 케어' 현장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요양병원의 바람직한 운영 방향을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