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한국상의 통합 회장에 추대된 유재근 상임고문
산케이그룹 일군 빌딩 재벌…신한금융 주식도 상당수 보유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수년간 분규를 겪던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과 일반사단법인 재일한국상공회의소가 통합에 합의한 지 1년여 만에 마침내 통합을 이뤄냈다.
양측은 27일 도쿄 주일대사관에서 만나 최종합의서에 서명하고 '역대 회장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에서 초대 회장을 추천한다'는 합의에 따라 이날 상임고문인 유재근(73) 산케이(三經)그룹 회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아직 그가 회장직을 수락하지는 않았지만 역대 회장들이 찾아가 간곡히 부탁하기로 했다.
1997년부터 6년 동안 도쿄한국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유 회장은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던 아버지 밑에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고,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생업에 뛰어들었다. 19세 때 식당을 열었다가 2년 만에 문을 닫았지만 다시 도전해 자리를 잡았고, 이후 호텔업과 부동산 임대업에 종사하면서 돈을 벌었다. 현재 140동의 건물을 소유한 재벌이다.
그는 번 돈을 고국과 재일동포 사회를 위해 기부하고 있다. 1970년대 할머니의 고향인 경북 고령에 전기와 수도 시설을 구축하는 데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고국에 후원금을 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재일동포들을 위해 거액을 쾌척했다.
그는 1982년 재일동포들을 주축으로 설립한 신한은행의 주주로도 참여했다. 이후 보유 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고 증자에도 참여해 지금은 재일동포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의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2012년 '세계 한인의 날'(10월 5일)을 맞아 재외동포 유공자로 선정돼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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