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멘서 이중국적 금지로 고향 등지는 주민급증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이중국적 금지로 고향을 등지는 주민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크로니클 오브 투르크메니스탄' 등 현지언론이 1일 보도했다.
투르크멘 당국은 다음 달 18일을 끝으로 자국민의 이중국적 보유를 금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르크멘은 1990년 옛소련에서 독립 후 지금까지 자국민이 러시아 및 투르크멘 국적을 함께 보유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당국이 친(親)서방 정책을 추진하며 오는 6월부터 이를 폐지한다. 앞으로 투르크멘인들은 하나의 국적만을 선택해야 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러시아를 자유롭게 오가며 교육 및 의료 등의 혜택을 누려온 투르크멘인들이 고향을 등지고 러시아행을 택하고 있다.
실제 수도 아슈하바트에서는 급하게 고향을 떠나는 주민들이 주택을 한꺼번에 팔며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달 15만 달러이던 한 주택은 11만 달러까지 떨어졌고 1만2천달러에 거래되던 방 하나짜리 아파트는 7만5천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현지인들은 당국이 다시 한번 이중국적 폐지를 유보할 것으로 기대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앞서 2003년 투르크멘 당국은 이중국적 금지 조치를 한차례 취했으나 수십만 명이 출국하고 대규모 자본유출 사태가 벌어지며 이중국적을 다시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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