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학학생회, 민주화시위 주도 연합단체 속속 이탈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홍콩의 대학 학생회들이 작년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학련)를 잇따라 탈퇴하고 있다.
홍콩이공대와 홍콩침례대 학생회는 최근 학생 투표를 거쳐 학련 탈퇴를 결정했다고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홍콩이공대 학생회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시행한 투표에서 투표 참가 학생 1천700명 중 절반을 넘는 1천190명이 학련 탈퇴에 찬성했다.
홍콩침례대 학생회가 23일 밤 진행한 투표에서도 찬성표가 913표로 반대표를 300표 앞섰다.
이로써 지난 2월 학련에서 탈퇴한 홍콩대 학생회와 함께 학련을 이탈한 학생회는 3곳으로 늘었다.
다음 주 진행될 홍콩시티대 학생 투표에서도 학련 탈퇴 찬성표가 과반이면 작년 8개였던 학련 소속 대학 학생회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1958년 결성된 이후 50여년간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학련은 작년 9월 22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 철회를 요구하는 24개 대학의 동맹휴업을 이끌며 사상 최대 규모의 도심 점거 시위를 촉발했다.
그러나 학련은 79일간의 도심시위 기간 불투명하고 성급한 결정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는 비판을 많은 학생들로부터 받았다.
설상가상 학련은 소속 학생회간 의견 불일치로 오는 6월 4일 진행될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기념 촛불 집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하는 등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
학련이 톈안먼 사태 기념집회에 불참하는 것은 톈안먼 사태 발발 이듬해인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네이선 로(羅冠聰) 학련 비서장은 "더 많은 대학 학생회가 탈퇴하면 대표성에 대한 의문에 직면할 것"이라며 "학련의 미래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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