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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매일신문

    [사회/문화] 수배 중에 낳은 미숙아 병원에 데려가보지도 못하고...

    사건/사고 | 09-16 11:07


     

    2022년 8월 세상에 나온 아기가 가져다준 건 '축복'이 아닌 '불안'이었다.


    아기는 병원이 아닌 강원도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아무런 의료적 도움 없이 태어났고, 친모는 당시 만 14세에 불과했다. 임신 기간 단 한 번도 병원 진료를 받지 않아 정확한 임신 기간조차 알지 못한 채 전 남자친구와 사이에서 생긴 아기를 홀로 낳았다.

    아기는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생을 마감하기까지 단 한 번도 병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A(27)씨와 미성년자였던 친모 B양은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고 A씨 집에서 아기를 키우기로 결정했다.

    B양이 보호관찰법 위반죄로 수배 중이어서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집 안에서 반려견을 키우면서도 충분한 위생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자신들이 쓰는 침대에서 아기와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는 잠을 자다가 수시로 침대 아래로 떨어져 눈 부위가 붓는 등 건강 상태가 악화했지만, 두 사람은 아기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아무런 의료적 처치나 전문적인 돌봄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아기는 같은 해 10월 말 끝내 숨졌다.

    아기가 숨진 뒤에도 두 사람의 걱정은 'B양의 수배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었다.

    경찰에 사망 사실을 신고하거나 시신을 병원에 인도하거나 정상적인 방법으로 장례를 치르면 수배 사실이 발각돼 검거될 것을 두려워한 두 사람은 아기의 죽음마저 숨기기로 했다.


    A씨와 B양은 아기가 사망한 이튿날 새벽 시신을 상자에 넣어 교량 밑에 땅을 파 그대로 묻었다.

    이 일로 구속된 A씨는 시체유기죄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미성년자였던 B양은 소년부로 송치됐다.

    또한 수사기관은 두 사람이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에게 필요한 의료적 조치와 적절한 양육환경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죄와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죄로 또다시 법정에 세웠다.

    1심은 A씨에게 "B양의 자녀를 보호하기로 한 이상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유기·방임행위로 인해 피해 아동이 생후 두 달여 만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B양과 동거하는 과정에서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 의무를 부담하게 된 점과 친부가 아니었던 사정 등을 고려해 징역 3년을 선고하되 5년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B양에게는 일반 형사재판을 통한 처벌보다는 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보호와 교화를 통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 훈육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소년부로 송치했다.

    1심에서 징역 8년을 구형했던 검찰이 '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항소하면서 A씨는 다시 한번 법의 심판대에 선다. 항소심 첫 공판은 16일에 열린다. 

     

    류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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