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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전세계약 직후 집주인의 대출·매매 금지된다

    부동산 | 09-02 10:17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앞으로 전세계약 체결 직후 집주인의 해당 주택 매매나 근저당권 설정 등이 금지된다. 전세계약을 맺기 전 집주인은 임차인에게 보증금보다 우선 변제되는 체납 세금이나 대출금 등이 있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는 1억 6000만 원까지 저리의 긴급대출이 제공되고, 최장 6개월까지 시세의 30% 수준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임시거처가 지원된다.

    국토교통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7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보고된 '주거분야 민생안정 방안'의 후속 조치다. 당시 윤 대통령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전세사기 범죄를 강력히 단속하라”고 지시하면서 '깡통전세'가 우려되는 지역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것과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 마련 등을 주문했다.

    원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세사기를 확실히 뿌리 뽑기 위해 피해를 미리 예방하고, 부득이하게 발생한 피해는 신속히 구제하는 한편, 범죄자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한다는 원칙하에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세계약 직후 집 팔고 대출받는 '꼼수·사기' 막는다

     

    정부는 먼저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임차인의 대항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에 '임차인의 대항력 효력이 발생할 때까지 임대인은 매매나 근저당권 설정 등을 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명시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도 그 효력은 당일이 아닌 '그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한다.

    때문에 전세 계약 직후 집주인이 주택을 매도하거나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고 저당권을 설정하면 임차인의 보증금이 후순위로 밀려 보증금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원 장관은 "현행 법률·시스템상 확정일자를 받는 즉시 임차인에게 법적 대항력을 부여하는 것은 아직 어려워 시스템 정비를 추진하고, 그전에라도 임차인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으로 특약 신설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권에도 주택담보대출 시 임대차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확인토록 하고,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전세보증금을 감안하도록 시중 주요 은행과 협의하기로 했다.

    임대인에게는 전세계약 전에 임차인에게 세금 체납 사실이나 선순위 보증금 규모 등의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부여된다.

    전세계약 후에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가 없어도 임대인의 미납세금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담보 설정 순위와 관계없이 임차인 보증금 중 일정 금액을 우선 변제하는 '최우선 변제금액'은 상향을 추진한다.

    현재 최우선 변제금액은 서울이 5000만 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4300만 원, 광역시는 2300만 원, 그 밖의 지역은 2000만 원으로 각각 설정돼 있는데, 법무부 심의를 거쳐 상향 수준을 정하고 연내 관련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보험 가입 시 연립·다세대·도시형생활주택 등에 적용되는 주택가격은 현재 공시가격의 150%에서 140%로 낮춘다. HUG는 신축 빌라 등의 경우 시세 산정이 어려워 공시가격의 150%를 집값으로 인정해주고 있는데, 이때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높은 경우가 발생해 '깡통전세'를 악용한 전세 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에게는 저리 대출·긴급거처 지원…사기꾼 '일벌백계'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강화된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에게는 주택도시기금에서 1억 6000만 원까지 연 1%대 저리로 긴급자금 대출을 지원한다. 자금이나 거주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에게는 HUG가 관리하는 임대주택 등을 최장 6개월까지 시세의 30% 이하로 거주할 수 있도록 임시거처로 지원한다.

    전세가율이 높아 '깡통전세'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수도권의 경우 동(洞) 단위로 전세가율을 공개하고, 보증사고 현황과 경매낙찰률 등의 정보를 제공해 전세사기 위험성을 알린다.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해 이달 중 서울을 시작으로 내년 서울·경기·충청 등 3곳에 '전세피해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변호사, 법무사 등을 상주시켜 전세 관련 상담과 피해구제 및 지원에 나선다.

    아울러 부동산 거래 경험이 적은 2030세대 등을 위해 내년 1월까지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app)'을 출시하고, 임차인 '핵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한다.

    전세사기 의심 매물 신고 포상제도도 도입된다. 공인중개사 등이 전세사기 의심 매물 등을 지자체에 신고하면 소정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악의적인 전세 사기 적발을 위해 내년 1월까지 국토부와 경찰청이 특별 합동단속을 실시한다.

    전세사기범에 대한 처벌은 강화한다. 전세사기 가해자에게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불허하고, 기존 사업자의 경우 등록 말소를 추진한다.

    원 장관은 "청년층이나 서민에게 전세자금은 전 재산이나 다름없다"며 "더는 전세사기 범죄로 가정이 망가지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제도 정착을 위한 입법과 현장 준수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학과 교수는 "특약을 통한 임차인 대항력 강화 등 대책은 임대차 3법보다도 현실적으로 임차인 보호에 효과적일 수 있다"며 "다만, 법개정이 필요한 대책의 빠른 입법과 강제성이 없는 대책이 현장에서 얼마나 지켜질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정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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