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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코로나로 격리·폐쇄 심화됐는데 CCTV설치 강제 못해

    사회 | 11-24 10:46

    - 치매노인 많아 피해고발 어려움
    - CCTV 기록 보관 의무도 없어
    - “설치 법제화로 사각지대 줄여야”

    부산의 한 요양원에서 일어난 80대 치매 노인 폭행 사건은 내부자의 투서로 세상에 알려졌다. 요양원 측은 사건 발생 후 한 달 동안 학대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남아 있는 CCTV 영상도 없어서 내부 고발이 아니었으면 없던 일이 될 뻔했다. 전문가는 “CCTV 설치가 의무가 아닌 데다 코로나19로 노인요양시설의 폐쇄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노인 학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CCTV 설치 의무화와 모니터링 강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아동시설엔 有, 노인시설엔 無

    23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의 한 요양원 내 치매 노인 폭행 사건 제보자는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요양원에서 일어났다”고 투서에서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 같은 말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 현 제도상 노인요양시설의 CCTV는 그 기록을 보관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이 요양원 역시 하루치 CCTV 기록만을 보관한다. 관련 신고 또한 당연히 없었다.

    CCTV 설치도 의무사항이 아니다.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상 CCTV를 반드시 설치하고 그 기록을 60일 이상 보관하게 돼 있다. 그러나 노인요양시설에는 이런 규정이 없다. 요양 시설은 노인의 생활과 거주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어린이집처럼 특정 시간대에만 이용되는 시설과는 성격이 다른 탓이다.

    2019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보건복지부에 노인요양시설 CCTV 설치 가이드라인 마련을 권고한 것 이외의 별다른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권고사항에 그치다 보니 CCTV를 설치하지 않은 요양시설도 더러 있다.

    CCTV 외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도 노인요양시설의 폐쇄성을 한층 높이는 요인이다. 코로나 탓에 가족 면회에 제한이 생긴 데다 노인의 외출도 사실상 불가능해 시설의 고립 정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치매 노인이 많은 시설의 특성상 피해자가 직접 관계 기관에 진정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부산시 측은 “코로나19로 우리도 시설에 들어가질 못해 내부 사정을 잘 모른다. 노인요양시설이 사각지대인 건 맞다”면서도 “CCTV 설치를 강제할 수도 없고, 사실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숨은 학대’ 늘었나

    부산의 노인학대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부산지역 노인학대 신고(시설 가정 등 포함) 건수는 764건이었다. 신고는 ▷2017년 771건 ▷2018년 795건 ▷2019년 895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105건을 기록하며 1000건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노인학대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 우려를 산다.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일한 직원은 “대소변을 자주 하면 귀찮다는 이유로 노인에게 물이나 간식 식사 등을 제대로 주지 않는 학대도 비일비재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요양보호사 몰래 음식을 줬다가 혼나기도 했다. 계속 지켜보기 힘들어 6개월 만에 일을 그만뒀다”고 털어놓았다.

    노인요양시설에서의 학대 신고는 대부분 가족 등 외부인에 의해 이뤄진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확산세를 탄 지난해부터 가족의 시설 방문이 제한됐다. 면회가 불가능해지면서 ‘숨은 학대’가 증가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부산시의회 박민성(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조적 문제다. 지원은 부족한데 수익은 내야 하니 관리 소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CCTV 설치를 법제화해 인권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 또 지역 돌봄을 강화해 지역 안에서 어르신을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인복지법상 요양원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는 1명이 노인 2.5명, 치매전담실 요양원은 요양보호사 1명이 노인 2명을 담당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최대 30명을 한 명이 돌보는 상황도 부지기수로 발생한다. 전국요양서비스노조 진은정 부산경남지부장은 “교대 근무나 직원 휴가 등을 고려하면 규정을 지키기 매우 힘들다. 국가가 나서서 규정과 현실 간의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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