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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07-19 17:07

유튜버와 젊은이의 공포 체험 장소로 소문난 부산 영도구 A아파트의 외관(왼쪽)과 내부 모습. 1969년 지어진 지 53년이 된 이 낡은 아파트에는 240세대 중 단 6세대만이 거주하고 있다. 소위 ‘담력 테스트’ 장소로 활용되면서 주민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18일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영도구 A아파트에서 지난 10일 새벽 4시께 청소년 4명이 고함을 지른 뒤 유리창을 깨고 달아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아파트 주변에 CCTV가 없어 용의자를 잡지 못했다.
이 아파트는 1969년에 지어져 53년 차에 접어든 노후 건물이다. 240세대 중 현재 거주하는 주민은 6세대에 불과하다. 오래되고 빈집이 많아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담력 테스트나 공포 체험을 하는 장소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3년 전부터 이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공포 체험 방송이나 폐가 체험을 주제로 한 동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다. 게다가 A아파트 맞은편 흰여울문화마을에 외부 관광객이 늘면서 호기심에 중·고교생이 수시로 드나들기도 한다.
주민은 ‘불청객’의 방문에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주민 B 씨는 “2, 3년 전부터 젊은이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 새벽마다 비명을 질러대는 통에 잠을 깨기 일쑤”라며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자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 C 씨도 “최근에도 새벽시간 괴성이 들려 깜짝 놀라 깼더니 젊은이 몇 명이 손전등을 가지고 체험하러 왔더라. ‘아파트에 들어가지 마라’고 고함을 치자 돌을 던지고 도망가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공포 체험으로 성가신 유명세를 치르는 곳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유튜브에서는 기장 실로암의 집 뿐만 아니라 아미동 비석마을, 개금동 폐가 등 공·폐가에서 찍은 동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난 5월엔 흉가 체험을 위해 실로암의 집에 무단 침입한 20대 인터넷 방송 진행자(BJ) 6명이 경찰에 붙잡혀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자체와 경찰은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은 CCTV가 없고 정식고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래된 건물이라 주변에 CCTV가 없어 범인을 찾기 어렵다. 직접 동영상을 찍어 신고하면 수사에 착수하겠지만, 아직 의뢰 들어온 게 없다”고 말했다.
주민은 CCTV를 설치해달라고 영도구에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구 관계자는 “지자체가 임의로 아파트에 CCTV를 설치할 수 없다. 아파트 주변에는 설치할 수 있지만, 예산이 없어 당장은 힘들다”고 말했다.
주민 D 씨는 “최소한 순찰이라도 강화해서 예방하겠다는 답을 기대했다. 관내 아파트 단지가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주민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데도 예산이 없다고 방치하고 있다. 직접 동영상을 찍어서 고발하라는 경찰의 이야기는 황당할 따름”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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