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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미래한국당 손바닥 뒤집듯 비례명단 바꾸면 국민우롱 아닌가

(서울=연합뉴스)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총선 공천명단이 적지 않게 수정되게 생겼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명단 결정 이틀만이다. 손바닥 뒤집기가 따로 없다. 정당이라 부르기 민망한 선거용 가설 이익결사체였다손 쳐도 한국당의 자존심이 크게 훼손된 것은 어쩔 수 없다. 위성정당임을 망각했다는 통합당의 강한 질책과 압박이 먹혔다고 봐야 할 것이다. 법적으로는 다른 당이고, 각기 별도의 리더십으로 운영되다 보면 서로 멀어지기도 한다지만 한국당이 통합당의 '아바타' 운명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임을 확인하게 된다.

앞서 한국당 공관위가 마련한 당선권 명단에는 통합당 영입 인사 24명 중 달랑 1명만 포함됐다. 통합당이 뒤통수치기라며 흥분하고 공병호 한국당 공관위원장은 뭐가 문제냐고 맞서며 격렬하게 부딪친 이유다. 결국 한국당은 통합당의 압력을 못 버티고 1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공관위 명단(공천 40명, 순위 계승 예비 6명) 중 당선권에 해당하는 20번 순번 이내에 대한 일부 재의가 의결됐다. 오전에 최고위원 간담회에선 상위 순번 8명가량을 사실상 부적격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맞물려 5명 이상 재고할 수 있게 됐다는 전언도 잇따랐다.

양당 주변에서는 부적격한 후보 추천을 취소하거나 후순위로 돌리고 윤봉길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21번)처럼 상징성 있는 통합당 영입 인사의 순번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전체 변경 폭과 통합당 영입 인사들의 당선권 진입 수준일 것이다. 통합당에서는 '전면 조정'에 가까운 대폭 손질을 바라지만, 과연 어느 정도 관철될는지 의문이다. 애당초 일이 그리될 것 같았으면 이번 사달이 나지도 않았으리라는 판단에서다. 자칫 조정에 난항을 겪어 명단 확정이 늦어지면 제2라운드 논란으로 번질지 모르니 밀도 있는 재의를 서둘러 하는 것이 양당 입장에선 최선일 것이다.

하지만 결론이 어떻게 나든 두 당이 공직후보 선출이라는 정당의 책무를 한없이 가볍게 만들며 다시 한번 정당정치를 웃음거리로 만든 것은 유감이다. 공병호 위원장은 최고위회의 재의 결정 전 공개된 유튜브 방송에서 "통합당 영입 후보 대부분을 후보군에 포함하기를 황교안 쪽이 원했다면 공병호를 한국당 공관위원장으로 인선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그러나 그의 언명은 그런 일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공관위원장을 맡지도 말았어야 했다는 반론 앞에 설 땅이 좁아진다. 비례의석 탐욕에 불타는 제1야당의 반칙과 꼼수는 그칠 줄 모르고 그 선단에 한국당이 있다는 것을 그가 몰랐을까 싶다. 더는 유권자들을 우롱하지 말기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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