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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마스크 만들고 손 소독제 나누고…우리 이웃의 작은 영웅들
약국에서 일손 돕기도…세종시 "시민 나눔 코로나19 극복에 도움"


(세종=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드르르르륵…드르르르륵…"
17일 오후 세종시 한솔동 복합커뮤니티센터는 여기저기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로 가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은 센터에 모인 시민 20여명은 저마다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면 마스크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미리 뜬 패턴에 천을 덧대 재단한 뒤 겉감과 안감을 박아 끈을 이어 달면 면 마스크가 완성된다.
마스크 가운데 부분에 절개선을 내고 필터를 넣으면 보건용 마스크와 같은 효과를 내면서도 필터만 교체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은 평소 센터에서 주민자치프로그램을 통해 홈패션 수업을 들어온 수강생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면 마스크를 만들어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작업을 시작한 지 이틀밖에 안됐지만 이날 수강생이 더 많이 모이면서 목표치로 잡은 500장 제작도 금세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순주(45·여) 씨는 "초등생 자녀들이 있는 데도 긴급 돌봄을 신청하거나 재택 근무하는 남편에게 부탁하고 오시는 분들도 있다"며 "우리가 가진 조그만 재능을 나눌 수 있어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봉질에 익숙한 이들도 옷과 가방, 파우치 등은 많이 만들어 봤지만, 마스크는 처음인지라 강사의 설명을 들어가며 꼼꼼히 실을 박았다.
김숙정(47·여)씨는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점심만 차려 주고 나왔는데, 의미 있는 일인 만큼 아이들도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며 웃었다.
부강면 주민자치회와 범지기 8·9단지 주민들, 공예 활동을 함께하는 지역 마을 공동체 등 5개 단체에서도 마스크를 만들어 독거노인센터에 제공할 계획이다.
평소 친환경 비누와 주방 세제 제품을 만들어 복지시설에 기부해왔던 마을 공동체 '세종아띠'도 나섰다.
세종아띠 대표 반지연씨는 전날 회원 1명과 함께 만든 손 소독제 400개를 시에 기부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어진동 반씨의 작업실에서 한나절 동안 매달린 끝에 알코올과 정제수, 아로마 향을 섞어 손 소독제를 만들고 100㎖짜리 용기에 담는 작업까지 마칠 수 있었다.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지역아동센터와 치매요양원, 주간보호센터에서 나눔 활동을 해왔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자 회비를 모아 제품을 만든 뒤 기부하기로 뜻을 보았다.
당초 회원 8명이 모두 참여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의 접촉자가 생기면서 두 명이서 일하게 됐다.
반씨는 "함께 한 회원님은 3살, 1살짜리 어린 아기를 둔 30대 주부이신데, 남편한테 아이를 맡겨 놓고 온종일 작업을 했다"며 "다음 달에는 다른 회원분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각지대가 생기지는 않는지 살피고 있다.
세종시 아름동 주민센터 직원들은 통합사례관리사와 방문간호사,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 등 4명의 맞춤형 복지팀이 관내 취약계층과 만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안부 전화를 하고 있다.
직원 4명이 210명을 모니터링하려면 온종일 전화기를 붙잡고 있어도 모자랄 지경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정 방문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전화로 집에서 식사는 잘 챙겨 드시는지, 건강 상태는 괜찮은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은주 아름동 복지행정과장은 "이번 사태로 경로당 등 운영이 중단되면서 고독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노인들이 늘고 있어 어르신 말벗도 해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공적 마스크 판매로 일손이 부족한 시내 약국 26곳에는 자원봉사자와 의용소방대원, 사회복무요원 등 26명이 투입돼 마스크를 개별 표장하고 판매자 정보를 전산 입력하는 등 판매를 도왔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깎아 주거나 재능을 나눠 이웃을 돕고 있다"며 "이 같은 나눔과 기부가 모여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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