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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전대미문의 재판"vs"앉으라"…정경심 재판서 檢·재판부 고성

    사건/사고 | 12-19 13:48

    검찰 "왜 의견 진술 기회 주지 않나…편파적 진행" 항의
    재판부 "의견 진술은 불필요…재판부 중립성 돌아보겠다"



    정경심 구속 후 첫 재판…검찰, 공소장 변경 신청 (CG)
    정경심 구속 후 첫 재판…검찰, 공소장 변경 신청 (CG)[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박형빈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검찰과 재판부가 서로 고성까지 주고받으며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이후 양측의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모양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사건 및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는 변호인이 아닌 재판부가 주로 검찰과 입씨름을 벌이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날 재판에 앞서 검찰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가 소송 지휘를 한 데 대한 이의를 표시하는 내용이다.

    이에 재판부는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재판부의 예단이나 중립성을 지적한 부분은, 그런 지적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재판부 중립에 대해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표창장 위조 사건의 공소장 변경을 불허한 데 대해 검찰이 이의를 신청한 내용이 공판조서에 누락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후 재판 절차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곧바로 검찰에서 이의제기에 나섰다.

    직접 공판에 출석한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저희에게 직접 의견 진술을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돌아보겠다고 말했고, 공판조서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자리에 앉으라"고 제지했다.

    이에 3명의 검사가 번갈아 자리에서 일어나 "의견 진술 기회를 왜 주지 않느냐"고 항의하고, 재판부는 "앉으라"고 반복해 지시하는 상황이 10분 가까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송인권 부장판사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고형곤 부장검사가 "진심으로 (의견 진술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재판부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강백신 부부장검사가 "이 소송 지휘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하자, 다시 재판부는 말을 끊으며 "기각하겠다"고 했다.

    "무슨 내용의 이의인지도 듣지 않느냐"는 항의에도 재판부는 "앉으라"고 했다.

    이후로도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수시로 검찰이 이의를 제기하고, 재판부가 이를 끊는 상황이 이어졌다.

    한 검사는 "검찰에는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하게 하시고, 변호사에게는 의견서를 실물 화상기에 띄워 직접 어느 부분이냐고 묻는다"며 "전대미문의 재판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 재판부를 비판했다.

    강백신 부부장검사도 "변호인이 말할 때는 하지 않은 이야기까지 하라고 하고, 검사가 말할 때는 중간에 말을 끊으신다"며 "의견을 끝까지 듣고 답하는 방식으로 소송 지휘를 해달라"고 했다.

    이런 다툼은 검찰과 변호인 간의 갈등으로도 번졌다.

    정 교수의 변호인은 "법에 따라 이의 제기는 가능하지만, 이에 앞서 재판장으로부터 발언권을 얻고, 재판부가 설정한 의제에 따르는 것이 기본"이라며 "검사 모두가 오늘 재판장이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음에도 일방적으로 발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30년간 재판을 해 봤지만 오늘 같은 재판 진행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고형곤 부장검사가 "지금 변호인은 소송 수행과 관련해 발언 기회를 얻었지, 저희를 비난할 기회를 얻은 것이 아니다"라며 "저희도 재판장이 이렇게 검찰 의견을 받아주지 않는 재판을 본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이날 재판은 변호인 측에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 등을 모두 확인하지 못한 관계로 의견을 내지 못한 채 공전했다.

    이를 두고도 기록 열람·복사가 늦어지는 이유가 검찰에 있는지, 변호인에 있는지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검찰은 향후 조 전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보다 입시비리 의혹을 먼저 심리해 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정 교수가 입시비리 의혹 관련자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한 만큼 구속 기간 내에 심리를 마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고형곤 부장검사는 재판을 마무리하며 "신속·공정한 재판을 원하는 마음에서 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부분은 안타깝다"며 "재판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부분에 저희도 책임을 통감하고, 앞으로는 불필요한 잡음이나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에 이 사건의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를 마무리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를 두고 검찰이 가족 입시비리 등과 관련해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재판에 넘기겠다는 뜻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재판을 마친 뒤 변호인은 "오늘 재판 진행에 대해 검사들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변호사로서 대단히 충격을 받았다"며 "이것이 우리 사법 현실을 보여주는 한 현장"이라고 말했다.

     

    sncwoo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19 12: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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