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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농약소주'·'농약사이다' 이어 포항서 고등어탕에 농약 투여

    사건/사고 | 04-23 10:29


    주민 1명 구토 증세…다수 주민 대상 독극물 범행 잊을 만하면 재발


    포항남부경찰서 [연합뉴스TV 캡처]
    포항남부경찰서 [연합뉴스TV 캡처]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에서 음식물에 농약을 타 다수 주민에게 해를 끼치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2015년 상주, 2016년 청송에서 발생한 이른바 '농약사이다', '농약소주' 사건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또 한 번 충격을 주고 있다.

    세 사건은 발생 장소가 마을공용시설이고 음식물이나 음료 등에 농약을 탔으며 평소 알고 지낸 주민을 대상으로 한 범행이란 점 등이 흡사하다.

    22일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21일 아침식사로 주민이 함께 먹으려고 끓여 놓은 음식에 농약을 넣은 혐의로 60대 주민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21일 오전 4시께 포항시 남구 한 마을 공동취사장에서 고등어탕에 저독성 농약 150㎖가량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아침 식사 전에 미리 고등어탕 맛을 본 주민 B씨가 구토 증세를 보이면서 A씨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22일 오후 경찰에 체포됐다.

    주민이 동시에 고등어탕을 먹었다면 더 큰 화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마을 주민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범행 경위와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2016년 청송에서 일어난 이른바 '농약 소주 사건'이 일어난 지 2년여 만에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다.

    2016년 3월 9일 오후 9시 40분께 청송군 현동면 한 마을회관에서 주민 2명이 농약이 든 사실을 모른 채 소주를 나눠마시고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당시 유력한 피의자인 한 주민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서 사건에 사용한 것과 같은 성분의 고독성 농약을 마시고 숨졌다.

    이후 경찰은 "피의자가 숨진 만큼 범행 동기를 추정해 발표하기는 곤란하다"며 "다만 A씨 아내가 마을회관에서 화투놀이를 즐기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는 탐문 내용이 있다"고만 밝혔다.

    앞서 2015년 7월 14일 오후 2시 43분께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농약이 든 사실을 모르고서 사이다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마을 주민 박모(85)씨는 화투놀이를 하다가 다툰 피해자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마을회관 냉장고에 들어있던 사이다에 농약을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만장일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2심과 3심에서도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을 접한 한 포항시민은 "상주, 청송에 이어 포항에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니 몸이 떨린다"며 "왜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4/22 16:2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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