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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독일사 깊이 읽기·용서에 대하여
마르크스를 위하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독일사 깊이 읽기 = 고유경 지음.
고유경 원광대 교수가 독일의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장소 9곳을 선정해 소개했다.
보통 독일 역사는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뒤 건국한 프랑크 왕국이나 962년 오토 1세가 세운 신성로마제국을 시작점으로 보지만, 저자는 서기 9년 로마제국에 맞서 싸운 게르만 족장 '아르미니우스'(독일어 헤르만)에서 독일의 뿌리를 찾는다.
저자는 독일 북서부 토이토부르크 숲에서 아르미니우스가 독일 민족의식의 구심점이 된 과정을 살피고, 루터가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장소인 바르트부르크 성이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의 무대라는 사실을 밝힌다.
또 독일 동부에서 위세를 떨친 프로이센의 궁전이 남아 있는 도시인 포츠담, 197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하인리히 뵐이 "이 나라의 심장과 같은 장소"로 비유한 라인 강, 유럽에서 유일한 분단도시였던 베를린 등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준다.
푸른역사. 332쪽. 1만8천원.

▲ 용서에 대하여 = 강남순 지음.
용서는 가해자의 처벌을 전제로 해야 하는가, 아니면 무조건 해야 하는가.
강남순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 교수가 '용서'와 '화해'를 철학, 종교학, 심리학의 관점으로 조명한 책.
저자는 살인 사건을 예로 들면서 직접적 피해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누구에게 용서할 자격이 있는지, 가해자가 뉘우치지 않는데도 진정한 용서를 할 수 있는지 묻는다.
이어 용서를 자기 용서, 대인 관계적 용서, 정치적 용서, 형이상학적 용서 등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저자는 "진정한 사랑에 완결점이 없는 것처럼 용서에도 완결점이 없다"며 "용서의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과거에 만들어진 잘못의 감옥에 갇히고 숨 막히는 세계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동녘. 264쪽. 1만4천원.

▲ 마르크스를 위하여 = 루이 알튀세르 지음.
프랑스 철학자 알튀세르가 마르크스주의를 일관된 체계를 갖춘 이론으로 정리한 책. 마르크스주의를 구조주의(사물의 의미가 사물 간의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는 세계관)에 접목해 재구성하고자 했다.
현실에서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알튀세르의 시도는 실패한 것으로 판명 났지만, 프랑스 인식론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등으로 마르크스주의의 이론적 지평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년 만에 나온 세 번째 우리말 완역본이다. 알튀세르의 '철학에 대하여'를 번역한 서관모 씨가 1965년 초판본이 아니라 알튀세르가 외국어판 독자들을 위해 쓴 글이 포함된 1996년 재간행본을 옮겼다. 프랑스어 'notion'을 'concept'와 구별하기 위해 '범개념'으로 번역하는 등 새로운 용어들을 도입했다.
후마니타스. 504쪽. 2만2천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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