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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자 KBS뉴스 보도 화면. |
거제시 한 대형 아파트 단지의 승강기 유지관리업체 선정 탈락에 앙심을 품은 업체 관계자가 고의로 승강기를 고장냈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입주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범죄 행위여서 시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방송공사(KBS) 등의 23일 전후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해당 아파트단지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를 해오던 이 업체는 올해 2월 입찰에서 탈락하자 이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일본계 M엘리베이터로 알려진 이 업체는 이전까지 10년여동안 이 아파트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를 대행해 왔다.
해당 아파트는 올 2월 승강기 유지관리업체를 새로 선정하면서 공개입찰(최저가 입찰)에 나섰다. 이때 종전까지 유지관리 업무를 맡아 온 M업체를 포함한 3개 업체가 입찰에 응모했다. 당시 M업체는 기존 연간 운영관리비보다 3000여만원, 나머지 2개 업체는 5000~7000만원을 높게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입주자대표자회의와 아파트관리소의 서류검토 결과 M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입찰 서류미비로 자격이 박탈됐다. 주민들은 최저가 입찰을 노려 자격이 안되는 2개 업체를 끼워넣어 결국 M업체가 선정되도록 모의했다는 의심을 갖게 됐다.
결국 1개 업체만 공모한 것으로 간주해 재공모에 들어갔고, 재공모 역시 M업체 한 곳에서만 공모에 참여했다. 2차례에 걸친 공모가 무산되자 입주자대표회의 쪽에서는 관련 법대로 수의계약이 들어가 4월 새로운 B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이후에 터졌다. 유지관리업체 탈락에 앙심을 품은 M업체는 관계 지사 직원을 동원해 올 5월 아파트 8개 통로, 7월에는 1개 통로 승강기를 고의로 고장냈다. 당시 계약기간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승강기 접근은 자유로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에 가담한 이들은 승강기 유지관리의 특성상 타 업체에서는 손쉽게 부품을 조달하거나 시스템을 제어하기 어려운 점을 노렸다. B업체가 사고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자신들이 재선정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하면서 끈질기게 사건을 파헤친 입주민과 경찰의 노력 덕분에 범인들은 덜미가 잡혔다.
거제경찰서는 사건에 가담한 M업체 지사 관계자 3명을 붙잡아 범죄사실을 자백받고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지난 6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고의적으로 승강기의 기판을 파손하거나 승강기 운용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승강기 고장을 유도한 것으로 밝혔다.
주민들은 격앙했다. 이 사건이 알려진 이후 20일 전후로 관련 경위서와 "엘리베이터를 불법 파손하여 우리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 OOOO엘리베이터 회사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을 아파트 곳곳에 내걸었다.
사건이 커지자 M업체 본사는 입주자대표자회의 앞으로 사과한다는 의사와 함께 피해보상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주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파렴치한 범죄다. 하지만 본사가 사건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건이 잘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인근 B아파트에서도 올 7월경 승강기 운행이 한 달 정도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져 비슷한 유형의 사안인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승강기 유지관리 업체는 다른 곳으로 알려졌다.
<영남매일신문=취재부,문소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