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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위장취업' 유우성 2심 벌금 700만원…"기소권 남용"(종합)
법원 "검찰 대북송금 기소 무효"…"상황 변경 없어 소추재량권 일탈"
'재북 화교인데 북한이탈주민 가장해 공무원 취업' 혐의는 유죄 인정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북한에 불법으로 돈을 보낸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은 '간첩조작 사건'의 주인공 유우성씨가 항소심에서 약간 감형됐다.
재판부는 유씨의 공소사실 중 불법 대북송금 부분은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한 것이라며 기소 자체가무효라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준 부장판사)는 1일 유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씨의 불법 대북송금 혐의에 대한 검찰의 공소 제기(기소)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이 2010년 유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기소유예 처분했을 당시의 피의사실과 현 사건의 공소사실 사이에 기소유예 처분을 번복하고 공소를 제기할 만한 의미 있는 사정 변경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동부지검은 2010년 3월 유씨가 2007년~2009년 8월까지 '환치기' 수법으로 26억원의 송금업무를 대행한 혐의를 수사했다가 유씨가 초범이고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그로부터 4년 뒤인 2014년 5월 '서울시 간첩 증거조작 사건'이 밝혀져 재판에 관여한 검사들이 징계받은 직후 유씨를 같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005년~2009년 10월까지 총 25억원을 불법 송금한 혐의가 적용됐다.
재판부는 "종전 사건과 현 사건의 경우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고, 피고인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후 다시 동종 범행을 저지른 사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재수사의 단서가 된 박모씨의 고발도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각하 처분돼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규칙은 불기소한 동일 사건에 대해 다시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각하하게 돼 있다. 다만 새로 중요한 증거가 발견돼 고소인이나 고발인이 그 사유를 소명하면 각하하지 않는다. 고발인 박씨는 대부분 의혹 제기 수준의 언론 보도를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만일 기소유예 처분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건을 기소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면 유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할 당시 함께 기소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결국 유씨에 대한 기소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며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위법이 있는 만큼 기소는 무효"라고 설명했다.
앞서 1심에서는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 중 4명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지적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씨가 재북 화교 출신이면서도 탈북자로 속인 뒤 탈북자 전형으로 서울시 공무원에 취업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는 1심의 유죄를 그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북한 이탈주민으로 가장해 공무원에 지원, 임용돼 실제 북한 이탈주민이 그 자리에 채용되지 못했다"며 "다만 관련 기관의 소개와 추천으로 공무원에 지원한 것으로 보여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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