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 실효제 대비…예산 부족에 민간개발도 유도
환경단체 "난개발 우려…무분별한 해제는 막아야"
김상현 기자 = 20년이 지난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효력이 없어지는 실효제 시행이 4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정비에 나섰다.
2000년 개정된 도시계획법에는 2020년 6월 30일까지 조성사업을 집행하지 않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용도지정을 자동 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산시민공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 "혼란 막아야"…단계별 정비
부산시는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연도별 정비목표제를 수립해 2020년까지 실효제 대상 시설 1천357건, 6천796만㎡를 정비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항목별로는 공원·녹지·유원지가 109건 6천126만㎡으로 전체의 90%를 넘고, 도로·광장이 1천198건 590만㎡ 등이다.
10년 이상 미집행시설과 실시계획인가 이후 미착공 시설이 정비 대상이다.
필요할 경우 10년 미만의 도시계획시설도 정비사업 대상에 포함하며, 시설별 설치목적과 기능을 재검토해 최종 해제 여부를 확정한다.
대전시도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된 뒤 10년 넘게 시행되지 않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제하거나 정비한다.
대전시는 올해 말까지 단계별 집행계획을 수립해 시의회에 보고한 뒤 과감한 해제 또는 정비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2020년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대규모 실효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불합리하거나 집행 가능성이 없는 시설은 미리 적극적으로 해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1천160만㎡을 1, 2단계로 나눠 정비한다.
1단계로 2018년까지 504만1천㎡를, 2단계로 2019년과 2020년에 570만㎡를 정비하기로 했다.
나머지 77만여㎡는 2021년 이후 해결할 방침이다.
경기도 수원시는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가운데 공원부지 53개소, 795만6천640㎡를 실효제가 적용되는 2020년까지 공원으로 조성한다.
경남 김해시는 시내 도시계획구역으로 결정한 시설 중 20년 이상 집행하지 않는 계획시설을 연말까지 우선 해제한다.
김해시는 우선 해제시설을 분류한 뒤 시의회 의견을 듣고 도시관리계획 결정 등 행정절차를 밟는다.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 "문제는 예산"…민간개발 유도
문제는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자체들이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모두 지정용도대로 개발하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부산의 경우 일몰제 시행 전까지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부지 매입비만 12조6천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광주시도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집행에 드는 예상 사업비가 공시지가 기준으로 4조5천542억원에 달하는 등 지자체마다 도시계획 집행을 위해서는 재정규모를 뛰어넘는 예산이 필요하다.
상황이 이렇자 지자체들은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개발에 민간투자를 적극 활용하거나 지방채를 발행해 재원을 확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도시공원의 경우 민간공원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한다.
대상 부지 70% 이상을 공원으로 기부채납하고, 나머지에 아파트 등 택지를 조성하도록 해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광주시의 경우 사업대상지 11곳 966만㎡를 선정해 이 가운데 7곳은 올해 안에 민간제안서 공모를 마치고 내년부터 사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수원시도 48만7천311㎡에 달하는 영통구 영흥공원을 민간자본 유치방식으로 수목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심 산책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 "난개발 우려"…무분별한 해제는 막아야
하지만 민간개발이 여의치 않을 경우 도시계획시설 지정을 해제할 수밖에 없어 이 경우 도시녹지가 없어지는 등 난개발이 우려된다.
환경단체들은 도심의 허파 역할을 하던 공원이 사라지고 무분별하게 아파트가 들어서면 도시환경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정비를 지방정부에만 맡기지 말고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도시공원 등을 매입할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하고, 일몰제 시행을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광주시의회 김용집 환경복지위원장은 "아파트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민간공원 개발방식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 의문"이라며 "기부채납률을 다소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josep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8/26 06: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