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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침입 기소' 前헌법재판관, 정당행위 인정돼 무죄 확정
감리회 분쟁재판 중 상대편 사무실서 서류 챙겨…"업무상 정당한 행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헌법재판관을 지낸 변호사가 허락 없이 타인의 사무실에 들어가 책상을 뒤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위법성이 없는 행위로 인정돼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9일 공동주거침입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조대현(65) 전 헌법재판관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임모(67) 전 기독교 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직무대행과 김모(47) 감리회 기획홍보부장도 무죄가 확정됐다.
재판부는 이들의 주거침입이 업무상 정당한 행위여서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형법은 '법령에 의한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환자의 다리를 절단하는 업무에 따른 행위나 사형수의 사형을 집행하는 등의 법령에 따른 행위 등이 정당행위다.
대법원 판례는 어떤 행위가 그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타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 정당행위라고 본다.
조 전 재판관은 감리회 감독회장 선출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소송으로 비화된 2013년 10월 임씨 등과 공모해 감리회 본부 행정기획실장의 방을 뒤져 재판에 유리한 서류를 가지고 나온 혐의로 기소됐다.
그해 7월에 치러진 감독회장 선거에서 전모씨가 당선됐지만 감리회 내부 재판기관인 총회 특별재판위원회가 부정선거를 이유로 당선무효를 선고해 회장직을 놓고 내부 분쟁이 발생했다. 조 전 재판관은 당시 재판위원을 맡았다.
1심은 조 전 재판관과 임씨 등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조 전 재판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무실을 뒤진 임씨 등에게도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서 정당한 행위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조 전 재판관과 임씨 등의 공모관계는 인정되지만, 이들이 사무실을 뒤진 행위는 1심과 마찬가지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h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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