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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암퇴치 과학자 퇴직연금, 담배 회사 투자 논란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영국 암퇴치 과학자들의 연금이 수익을 내기 위해 담배 회사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연금이 담배 회사에 투자된 것을 알게 된 암퇴치 과학자들도 경악하는 분위기다.
암 치료를 위해 매진해온 영국 암연구소(CRUK) 과학자 수천 명의 연금이 담배 회사에 투자됐다고 영국 가디언이 30일 폭로했다.
최근 발간된 대학 교원 연금 펀드 연례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에 2억1천100만 파운드(한화 3천648억원)가 투자됐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영국 대학교원연금(USS) 규모는 지난해 총 490억 파운드(84조원)로 이번에 문제가 된 BAT뿐 아니라 대형 석유회사 로열더치셸에도 3억4천400만 파운드(5천948억원)를 투자해 논란을 빚고 있다.
CRUK를 통해 연금을 든 한 여성 과학자는 "이는 CRUK의 돈이 담배 산업의 발전과 지원에 투자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우리의 모든 연금을 BAT에 투자했던 발상은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CRUK의 돈이 세계 암 퇴치에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점검해왔다"면서 "어떻게 이런 사실을 접하고 담배 산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CRUK는 당시 연금 관리가 통제에서 벗어나 있었다면서 현재는 담배 지분이 없는 투자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CRUK 담배정책 책임자인 조지 버터워스는 "많은 사람은 CRUK 연금이 담배 회사 지분에 투자됐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담배 쇼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재 담배 지분이 없는 투자에 펀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대학 총장 및 부총장을 대표하는 '유니버서티즈 UK'는 USS에 투자 책임이 있다면서 "USS는 사회적, 윤리적, 환경적 이슈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3월 유럽공공연맹(EPHA)은 담배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처분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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