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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한파> 133㎝ 폭설에 뱃길 끊긴 울릉…고립 장기화(종합)
슈퍼·편의점 생필품 바닥…"식량·연료 준비해 괜찮아"
울릉주민 1천여명 포항 여관 등에 묵으며 '발동동'

(울릉·포항=연합뉴스) 임상현 손대성 기자 = 풍랑이 일어 8일째 육지와 오가는 뱃길이 끊겨 울릉도는 고립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7일 동안 1ｍ가 넘는 폭설이 내려 섬 주민은 외부와 고립된 채 생활하고 있다.
25일 경북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8일째 울릉과 포항을 오가는 정기 여객선 2대가 운항을 중단했다.
포항~울릉 동해상에는 지난 18일부터 4ｍ~5ｍ의 높은 파도가 일고 초속 15ｍ의 강한 바람이 불어 풍랑주의보가 내렸다.
겨울에는 강릉이나 묵호항과 울릉을 오가는 여객선은 기상 악화와 관광객 감소로 운항하지 않고 있다.
포항에서 울릉을 오가는 여객선만 운항한다.
25일 오전 9시에 풍랑주의보가 해제됐지만 대저해운의 포항~울릉간 정기여객선인 썬플라워호(2천394t·정원 920명)는 운항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오전부터 포항과 울릉 여객선 대합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결항 소식에 한숨을 쉬며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울릉주민 최모(45)씨는 "배편이 이렇게 장기간 끊긴 것은 드문 일"이라며 "포항에서 여관과 친척집을 전전하며 배가 뜰 날만 기다리고 있다"며 애를 태웠다.
뱃길이 끊기는 바람에 육지에서 들여오는 생필품과 신선식품 운송도 전면 중단하는 바람에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는 팔 식품이 별로 남지 않았다.
울릉농협 하나로마트 채소와 과일 판매대에는 호박, 마늘 등 일부 식품만 남아있을 뿐이다. 두부, 콩나물 등은 모두 팔리고 없고 냉동식품 판매대도 거의 바닥이 난 상태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판매하는 상품 90% 이상을 육지에서 들여오는 데 배가 끊기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장을 보러 와도 살 게 없으니 그냥 돌아가는 손님이 많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9일부터 7일째 울릉도에는 1ｍ가 훨씬 넘는 눈이 내려 주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부터 24일까지 내린 눈은 132.5㎝다. 25일에도 눈이 내리고 있다.
성인 허리 이상 눈이 쌓이다가 보니 대부분 주민은 집밖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간선도로나 농어촌 도로는 대부분 통제해 통행이 끊겼다. 울릉 일주도로도 군데군데 통행이 중단됐다.
울릉군은 폭설이 이어지자 23일부터 공무원과 제설차를 동원해 눈을 치우고 있으나 워낙 많은 눈이 내려 애를 먹고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 울릉 주민은 겨울을 앞두고 식량이나 연료를 준비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립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견딜 수 있다고 밝혔다.
울릉주민 정모(54)씨는 "육지에서 볼 때는 난리가 났을 법 하겠지만 울릉 주민은 이 정도 폭설에 다들 익숙해 큰 문제가 없다"며 "집 주변 눈을 치우며 눈이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일부 수도관이 얼었다는 신고가 들어왔으나 터지지는 않아 날씨만 풀리면 별 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육지에 볼일이 있거나 병원에 가야 하는 환자는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육지에 나왔다가 들어가지 못하는 울릉 주민도 1천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포항 여관에 묵으며 배가 다시 운항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최수일 울릉군수도 미국으로 출장갔다가 18일 귀국한 뒤 배편이 끊겨 포항에 계속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은 26일께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5일 오후부터 동해남부 앞바다, 동해중부 먼바다 등에 발효 중인 풍랑특보가 해제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정확한 상황은 26일에 알 수 있다"며 "뱃길이 다시 이어질 때까지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더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shlim@yna.co.kr, sds1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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