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 한파' 청주동물원 열대동물들 눈물겨운 겨울나기 미동조차 없이 '동면' 모드, 전열기구 앞만 장사진…온도 조절 사육사들 '진땀'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외국에서 '공수'됐거나 한국에서 태어난 열대 동물들에게 겨울은 움직이지 말아야 살 수 있는 시련의 계절이다. 태어난 곳이 어디든 맹추위를 견디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를 지녔기 때문이다. 최근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닥치면서 청주동물원을 새로운 터전으로 삼아 지내는 열대 동물들의 겨울나기는 안쓰럽다. 영하 10도까지 떨어져 살을 에는듯한 추위를 보인 21일 오전 청주동물원 원숭이 우리. 중앙아메리카 아마존 열대우림 출신인 다람쥐원숭이 수십 마리가 나무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낮에 활동하고 사회성이 강해 10~30마리씩 무리 지어 생활하는 습성이 있는 이들 다람쥐원숭이는 한파까지 닥치자 좀처럼 옴짝달싹하지 않았다. 동물원이 추위를 타는 '녀석들'을 위해 설치해놓은 전열기구 앞은 종일 장사진을 이뤘다. 사막여우와 미어캣 가족 역시 며칠째 계속된 한파에 '쥐 죽은 듯'했다. 뜨거운 사막의 열기에 익숙한 사막여우 10마리는 얇고 긴 귀를 서로의 품에 밀어 넣어 의지한 채 누워 동면하듯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건조한 기후의 탁 트인 지형에서 활발하게 노는 것이 '주특기'인 미어캣들 역시 익숙하지 않은 추위에 내실에서 몸을 잔뜩 움츠리기만 했다.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는 "피부가 얇고 털이 없는 사막여우나 미어캣은 대표적인 열대 동물"이라며 "서로 의지해 웅크리고 있으면 체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겨울철이면 거의 내실에서 꼼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시베리아 호랑이와 반달가슴곰, 표범 등 '4계절 동물'들은 달랐다. 이 정도 추위쯤은 시원한 편이라는 듯 사육사 밖 방사장을 어슬렁거리며 강추위를 뚫고 동물원을 찾은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았다. 유전적, 계절적 특성이 각기 다른 동물들을 꼼꼼히 관리해야 하는 사육사들은 겨울철이 가장 바쁘다. 20여개 사육장에 있는 '동물 친구들'이 한파에 폐사하지 않도록 내부 온도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주로는 전열기와 열등등 난방기구를 가동해 온도를 18~19도를 유지한다. 또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만큼 눈을 부릅뜨고 사육사를 둘러봐야 한다. 웅크리고 있거나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동물들의 건강상태를 살피는 것도 요즘 사육사들의 주요 일과다. 강인수 사육사는 "겨울철에는 사료 섭취율이 떨어져 건강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가 발생,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동물들의 편안한 겨울나기를 위해 사육사들이 더 바쁘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