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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예결특위 '네 탓' 공방…충북도 예산 향방 '묘연'
새누리 "본분 망각한 채 예결위 점거…도민에 사죄하라"
새정연 "도민 복리증진·지역발전 안중 없는 다수 횡포"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도의회 여야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파행의 책임을 놓고 네 탓 공방만 벌이면서 내년도 도청 예산안 의결이 묘연해 졌다.
예산안을 추가 삭감한 새누리당 예결위원들의 계수 조정 결과에 반발, 이틀째 회의장을 점거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10일 새누리당의 의결 연기 제안을 받아들여 점거를 풀었다.
하지만 양측은 이날 산회 직후 잇따라 기자회견을 자청, 비난전을 이어갔다.
먼저 포문을 연 새누리당 의원들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각 상임위원회에서 표결 처리 없이 합의로 상정된 조정안에 대해 도의원의 본분을 망각한 채 예결위 점거라는 있을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모든 예산안 조정 내역을 협의, 동의해 놓고 다수당의 횡포라고 하면서 각종 단체를 동원해 여론을 흐렸다"며 "이런 사태를 불러온 새정치연합 의원과 집행부는 도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집행부에서 요구하면 그대로 의결해주던 관례를 탈피, 예산이 제대로 쓰이도록 철저히 조사한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이 계속 예산안 통과를 거부한다면 집행부의 잘못을 감추려는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새누리당에 의해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편향적이고 당리당략적인 무원칙 예산 삭감이 이뤄졌다"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새누리당이 보인 발목잡기식 예산삭감은 도민 복리증진과 지역 발전은 안중에도 없는 다수의 횡포"라며 "우리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맞서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미리 짜놓은 각본에 따라 예산안이 확정되면 예결위가 있을 필요가 있느냐"며 "원리·원칙에 맞게 다시 계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라"고 요구했다.
양측은 일단 의사일정을 무기한 연기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각각의 대표 1명과 예결위원장 등 삼자 간 회의를 열어 추후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내놓은 계수 조정 결과를 철회하지 않으면 예산안 의결을 끝까지 막겠다며 새정치연합이 맞서고 있어 정상적인 의사일정 소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기게 되면 사상 초유의 '준예산' 체제가 될 수도 있다.
준예산은 예산안이 법정기간 안에 처리되지 못한 경우 전 회계연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잠정예산으로 인건비·시설 운영비 등 필수 경비와 법정 경비, 계속 사업비만 지출할 수 있다.
결국 내년에 계획된 신규사업은 모두 추진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이 경우 여야 구분없이 모든 비판이 도의회로 쏠릴 것이라는 점을 의원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준예산 체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도의회의 한 관계자는 "의원들도 부담감 때문에 예산안 의결을 무작정 미룰 수는 없을 것"이라며 "추후 협상을 통해 최대한의 절충점을 찾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교육위원회를 제외한 도의회 4개 상임위는 도청의 4조247억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해 279억9천여만원을 삭감했다.
여기에 새누리당 예결위원들이 지난 9일 특별 조정 교부금(도지사 시책 추진비) 등 107억원을 추가 삭감하는 것으로 계수 조정 결과를 내놓자 이에 반발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의결을 저지하기 위해 회의실 점거, 자동 산회를 유도했다.
jeon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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