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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러 전투기 격추 "테러리스트에 잘못된 메시지 줄 수도"
이란-러 외무장관 전화통화서 우려 표명…"시리아 위기 더 악화 가능성"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와 관련,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테러리스트'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고 국영 IRNA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세인 자베르 안사리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전투기가 격추된 직후인 전날 밤 자리프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전화로 이를 논의했다"면서 "자리프 장관은 '이런 사건은 시리아의 위기를 더 악화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어 "시리아의 상황을 복잡하게 하고 긴장을 높이는 어떤 행동도 테러리스트에게는 잘못된 신호로 작용해 시리아(정부)를 겨냥한 테러 행위를 계속해도 된다고 믿도록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테러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리프 장관이 '테러리스트'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란 정부의 대(對) 시리아 정책을 고려하면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뿐 아니라 알아사드 정부에 맞선 반군도 테러 조직의 범주에 포함된다.
이란은 러시아와 함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가장 강력한 우군으로 시리아 사태에 긴밀히 협조해왔다.
이번 격추 사건을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등에 칼을 꽂은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난한 점을 고려하면 자리프 장관의 언급은 이란 정부의 첫 공식 입장치고는 수위가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란이 러시아 전투기 격추에 따른 악영향을 우려한다면서 러시아의 편에 서긴 했지만 격추의 주체인 터키를 직접 거론하거나 비난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란 주요 언론도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했다는 터키 정부의 주장과 시리아 영공에서 격추됐다는 러시아 정부의 발표를 객관적으로 보도했다.
이란과 러시아가 전통적인 우방이긴 하지만 이란으로선 국경을 맞댄 터키 역시 대립각을 세워서 볼 수 있는 이득보다 손해가 더 크다.
터키가 이란의 천연가스와 원유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란은 터키를 관통하는 '트랜스 아나톨리아 가스관'(TANAP)을 이용하지 않으면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긴 어렵다.
터키는 이란이 서방의 경제·금융 제재를 받고 있을 때에도 견실한 무역 상대였다.
지난해 양국간 교역 규모는 137억달러로 대(對)이란 제재가 해제되면 2년 안에 300억 달러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터키는 이란의 5위 수출국이자 4위 수입국일만큼 비중이 크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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