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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투기 격추로 푸틴 중동 전략 타격"
WSJ 분석…러시아 주도 IS 격퇴 국제공조 구상 '삐걱'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터키와 시리아 접경 지역 상공에서 비행 중이던 러시아 전투기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맹국인 터키 전투기가 격추한 사건으로 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동 전략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주도하는 '반(反)테러 텐트'에 더 많은 서방 국가를 편입하고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회복을 모색하려던 계획이 이번 사건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국제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푸틴은 지난 9월 말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다른 테러조직 격퇴를 명분으로 시리아 공습을 시작한 이후 시리아, 이란, 이라크를 포함한 동맹군에 다른 국가들의 동참을 촉구해왔다.
특히 지난달 자국 여객기가 IS로 추정되는 테러조직의 공격으로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에 추락해 탑승객 224명이 숨진 이후에는 IS 거점에 대한 공습 작전을 강화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파리에서 일어난 연쇄 테러는 러시아의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처럼 보였다.
실제 러시아는 오는 26일 방러 예정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협력 확대 논의를 준비해왔다.
푸틴 대통령이 파리 테러 발생 직후 신속히 위로를 표명하고 테러를 격퇴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를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푸틴 대통령은 올랑드 대통령에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과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러시아가 대(對)시리아 정책을 재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국의 시리아 사태 개입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치 분석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러시아 소재 싱크탱크인 정치기술센터(CPT)의 알렉세이 마카르킨 부소장은 "올랑드의 임무는 러시아와 일종의 조정을 끌어내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이런 조율이 가능할 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마카르킨 부소장은 이어 "현재로선 서로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일을 피하기 위한 대화가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터키 간의 긴장 고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스크바에 있는 국방 싱크탱크 CAST의 바실리 카쉰 분석가는 러시아 전투기들이 투르크멘을 비롯해 터키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으로 점차 관심을 돌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가 터키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이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작전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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