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페데스 기념공원 30일 개장(창원) 이정훈 기자 = 경남 창원시가 시비 3억원을 들여 진해구 남문동 웅천왜성 인근에 조성하는 세스페데스 기념공원. 세스페데스는 예수회 소속 천주교 신자로서 임진왜란때 왜군 선봉장이던 고니시 유키나가의 초청으로 1593년 12월 조선땅을 밟았다. 창원시는 천주교 신부로 처음 조선을 찾은 그를 기념하는 공원을 조성해 오는 30일 개장식을 한다. 2015.11.25 seaman@yna.co.kr
고니시 유키나가 초청 조선에 온 세스페데스 신부 기념…3억 들여
(창원) 이정훈 기자 = 경남 창원시가 오는 30일 진해구 남문동 웅천왜성 근처에서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을 따라 조선에 왔던 천주교 신부인 '세스페데스'(1551~1611)를 기념하는 공원 개장식을 연다.
세스페데스는 한반도 땅을 밟은 최초의 천주교 신부다.
예수회 소속인 그는 친주교 신자면서 임진왜란때 왜군 선봉장이던 고니시 유키나가의 초청으로 1593년 12월 조선에 왔다.
그는 고니시가 주둔했던 웅천왜성 안에서 왜군 신도들을 대상으로 미사 집전과 교리 강론을 했다.
조선인을 상대로 사목을 했다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세스페데스의 고향인 스페인 알카르데테드 주민들은 그가 조선을 방문한 지 400년째를 맞은 1993년 기념비를 만들어 당시 진해시(현 창원시 진해구)에 선물했다.
창원시는 시비 3억원을 들여 세스페데스 기념공원을 조성했다.
근처에 있던 기념비를 공원내로 옮기고 그가 조선에 첫발을 내딛는 장면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세웠다.
이국풍의 정원, 가우디, 피카소 등 스페인 출신 예술인들을 알리는 이미지 타일도 있다.
창원시는 한국땅을 밟은 첫 서양인 신부인 세스페데스를 기념하고 해외교류를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공원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장식을 앞두고 천주교인들을 중심으로 세스페데스 공원이 과연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조선땅 처음 밟은 천주교 신부 기념공원 조성(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경남 창원시가 시비 3억원을 들여 진해구 남문동 웅천왜성 인근에 조성하는 세스페데스 기념공원. 세스페데스는 예수회 소속 천주교 신자로서 임진왜란때 왜군 선봉장이던 고니시 유키나가의 초청으로 1593년 12월 조선땅을 밟았다. 창원시는 천주교 신부로 처음 조선을 찾은 그를 기념하는 공원을 조성해 오는 30일 개장식을 한다. 2015.11.25 seaman@yna.co.kr
몇몇 천주교인들은 조선 침략 선봉장의 초청으로 와 사실상 종군신부 역할을 한 세스페데스를 기념하는 사업은 시민정서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에 큰 피해를 준 왜군을 따라온 서양 선교사를 세금을 들여 기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하춘수 신부(정의구현전국사제단 마산교구 대표)는 "세스페데스가 교회사적 의미가 있는 인물이라도 과연 지방정부가 돈을 들여 기념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가 천주교 신부로 조선땅을 처음 밟은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를 찾으면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한 천주교인은 "어디를 뒤져봐도 세스페데스가 조선사람을 위해 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며 "임진왜란의 치욕은 기억하지 않고 단순히 왜군을 따라 온 서양인 신부 1명을 기념하려는 것이 민족적, 신앙적으로 이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천주교인은 "그의 고향주민들이 옛날 기증한 기념비만으로 기념은 충분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천주교 마산교구청의 입장은 다르다.
천주교계는 한국 천주교의 시작을 이승훈이 중국 베이징에서 '베드로'라는 세례명을 받았던 1784년으로 본다.
그러나 배기현 마산교구청 총대리 신부는 세스페데스의 발자취가 한국 천주교 전사(前史)로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 신부는 세스페데스가 비록 왜군 종군신부로 조선에 왔지만 현재 발굴된 각종 자료를 근거로 그와 그가 속한 예수회가 임진왜란 이전부터 조선 포교에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일본 나가사키에 있던 예수회 소속 가스빠르 비렐라 신부는 1571년 11월 3일자로 예수회 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신부님께 일본의 외곽, 그리 멀지 않은 어떤 나라에 대해 알려드리려 합니다. 그곳에 선교단을 보내면 훗날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 생각합니다.…이틀동안 가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 '꼬라이'(CORAY)불리는 왕국이 있습니다"라고 썼다.
세스페데스 기념공원 30일 개장(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경남 창원시가 시비 3억원을 들여 진해구 남문동 웅천왜성 인근에 조성하는 세스페데스 기념공원. 세스페데스는 예수회 소속 천주교 신자로서 임진왜란때 왜군 선봉장이던 고니시 유키나가의 초청으로 1593년 12월 조선땅을 밟았다. 창원시는 천주교 신부로 처음 조선을 찾은 그를 기념하는 공원을 조성해 오는 30일 개장식을 한다. 2015.11.25 seaman@yna.co.kr
그는 세스페데스가 왜성에 머물때 조선인 대상 포교를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일본으로 돌아가던 중 대마도에 붙잡혀 와 있던 조선 소년 1명을 데리고 가 신학교에 보내고 세스페데스 사후 이 소년이 중국을 통해 조선 땅에 선교할 기회를 엿보았다는 기록은 존재한다.
또 당시 끌려온 조선인 포로 2천여명이 천주교 신자가 되고 나가사키에 조선인 천주교 연합회가 있었던 점, 일본내 유일한 조선인 천주교회인 성 라우렌시오 성당이 건립된 것도 세스페데스와 동료 선교사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배 신부는 "세스페데스 기념공원을 만든다는 소식을 창원시로부터 듣고 교구청도 고민을 했다. 민족적 입장에서 보면 반대의견을 낼 수도 있지만 어두운 전란 속에 하느님의 손길이 세스페데스를 통해 섬광처럼 당시 조선땅에 슬쩍 지나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 마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2009년부터 매년 웅천왜성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제들과 신도들은 지난달 31일 웅천왜성에서 강제로 끌려와 성을 쌓은 조선인 포로들의 넋을 위로하고 세스페데스의 기리는 미사를 봉행했다.
이번 개장식에는 안명옥 천주교 마산교구장도 참석한다.
창원시는 세스페데스를 현대적 기준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무용 창원시 공원개발과장은 "16세기에는 지금과 같은 종군 신부라는 개념이 없었다"며 "현재의 잣대로 16세기 당시 세스페데스의 조선 방문을 평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안명옥 교구장 등 교인들과 주한 스페인 대사 등 스페인어를 쓰는 국가의 주한대사 27명에게 개장식 초청장을 보냈다.
seam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