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석래 회장 결심공판 효성 '법정 알박기' 논란
재판 1시간 전 직원들 방청석 차지…재판장이 자리 "비워라" 지시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앞에 계신 세 분은 소속이 어떻게 되십니까?"
9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509호. 재판 시작 전 법정 경위가 왼쪽 앞줄에 앉은 방청객들에게 묻었다. 그러자 가운데 앉은 검정 양복의 남성이 고개를 젓다 마지못해 말했다. "회사(효성) 직원요."
법정 경위는 "재판장의 지시"라며 효성 직원들에게 자리를 비워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움직이지 않았다. 법정에 있던 검사는 이 광경을 보고 "(조석래) 회장님이 말씀하셔야 들으실 거 같은데"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조 회장의 결심 공판에서는 재판 시작 전 효성 측의 '법정 알박기'가 문제가 됐다.
509호 법정의 방청석은 약 40석이다. 법정 문이 닫혀 있던 재판 시작 1시간 전부터 효성 직원들로 추정되는 정장 차림의 수십 명이 아예 법정 문을 봉쇄했다.
오후 1시에 법정 앞 복도에 도착한 방송사 직원은 결국 법정 문 앞에 서보지도 못했다. 오히려 자신을 효성 직원이라 밝힌 사람으로부터 "기자이시냐, 성함과 매체가 어디냐"는 말을 들었다.
1시가 조금 넘어 법정 문이 열렸지만 모든 자리는 이들이 빼곡히 차지했다. 이들은 이어폰을 끼고 뭔가를 듣거나 책을 읽기도 했지만 몇몇은 팔짱을 끼고 꾸벅꾸벅 졸았다. 이후 도착한 기자들이 항의하자 효성 측은 "법무팀 직원이 앉은 자리 3개를 빼주겠다"며 '선심'을 쓰기도 했다.
'알박기' 시비는 재판부도 알게 됐다. 결국 재판부는 법원 경위에게 법정 방청객의 소속을 확인한 뒤 자리를 비키게끔 하라고 지시했다. 몇몇 방청객이 그럼에도 자리를 뜨지 않자 경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난해 1월부터 진행 중인 조 회장의 재판에서 효성 측은 수차례 법정 밖 논란을 빚었다. '알박기' 시비는 그간 재판에서도 있었다. 최근에는 한 지상파 시사프로그램 PD가 장남 조현준(46) 사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취재하려고 법원에서 조 사장에게 말을 걸자 주위에 있던 남성들이 그를 끌어내며 충돌하기도 했다.
이날 결심은 12분 늦게 시작됐다. 재판장은 "법정 준비관계로 지연됐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효성 측은 "직원은 15명뿐이었다"며 "법정이 작아서 생긴 일이다. 재판마다 늘 자리가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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