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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담은 도시 건축물…박찬민 '공간의 포위'展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아파트와 대형 건물 등으로 둘러싸인 도시 풍경을 보여주는 사진전이 5일부터 12월 23일까지 서울 중구 서소문동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린다.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이 여는 제6회 일우사진상 수상자 박찬민(46) 작가의 '공간의 포위'(Surrounded by Space)전이다.
박 작가는 지난해 일우사진상에서 '올해의 주목할 작가' 전시 부분에 선정됐다.



수상 기념전인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2012년부터 아파트를 소재로 작업한 '블록스'(Blocks), 도시 공간을 다룬 신작 '어번 스페이스'(Urban Space)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의 작품에선 주택가 뒤로 높이 솟아있는 아파트의 수직감이 두드러지고 건축현장을 촬영한 사진에선 진행형인 도시의 역동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가 부산, 대구,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찍은 도시 풍경은 정면이나 후면, 측면에서 바라본 건축물이 포함돼 있다.
획일화된 풍경 속엔 대부분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를 찍은 사진에선 추가 작업을 통해 창문이 보이지 않도록 만들었다.
그의 작품은 많은 이들의 주거지인 아파트, 생활 근거지인 사무공간에서 도시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박 작가는 "여러 도시에서 건물을 옮겨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며 "때로는 콘크리트 덩어리처럼 보이는 건물 모습에서 아파트에 살긴 했지만 이웃 간의 정이 남아있었던 제 유년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가가 주로 사진을 촬영한 시간은 해가 뜨기 시작하거나 지는 시간이 아니라 햇빛이 적절하게 건물을 비추는 낮 시간이었다고 한다.
일우스페이스는 그의 작품에 대해 "한국의 현대적 주거공간을 대표하는 아파트를 단순화해 형태와 표면적 구조를 강조한 작업"이라며 "도시의 일반적이고 보편적 성향에 주목해 도시 건축물들에 의해 생겨난 선과 면을 통해 온기가 빠진 평면적 공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일우재단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신수진 연세대 교수는 "작가는 고도로 압축된 공간을 정서적 중립이라는 시각에서 촬영했다"며 "어느 지점에서 현실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작가가 그 공간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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