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프린트
• 스크랩
• 이전
• 다음

1. 
2. 

미국·일본, 남중국해 쟁점화 압박…중국 반발 물밑 '힘겨루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개막…영유권 분쟁 우위 선점 외교전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제3차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확대 국방장관(ADMM-Plus) 회의가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막을 올렸다.
이 회의에는 아세안 10개 회원국과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주요 8개국 국방장관이 참석했다.
최근 미국 군함의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근해 진입으로 미국과 중국이 정면 대치한 이후 처음으로 영유권 분쟁 당사국과 관련국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으로, 회의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히삼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개막 발언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원치않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협력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며 지역 평화와 안정이라는 공동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지속적인 대화를 주문했다고 베르나마 통신이 전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민구 국방장관,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 창완취안(常万全) 국방부장 등이 참석해 다른 참가국 국방장관들과 양자회담을 통해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남중국해 이슈에 대한 우호전선 구축에 나섰다.
4일에는 본회의가 열려 공동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으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각국의 치열한 물밑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아세아 회원국 가운데 분쟁 당사국인 필리핀은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미국에 기울어져 있지만 오는 5일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베트남 방문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캄보디아는 중국의 손을 들어주고 있으며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공동 선언문 초안에 "아세안 회원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의 전면적이고 실질적인 이행과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수칙'(COC)의 조기 결론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최종 선언문에 들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이 분쟁 당사자 간 해결 원칙을 내세우며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 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다루는 것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신 선언문에 남중국해를 명시하지 말고 "해양안보에 대한 실용적인 협력 증진과 지역 평화·안정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원론적인 문구를 담을 것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선언문에서 남중국해를 언급하지 않고 대신 테러 문제와 지역 안보 협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밖에서도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 국면이 이어졌다.
중국을 방문 중인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3일 베이징대 스탠퍼드센터 강연에서 "미군은 국제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언제 어디서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남중국해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 영해'를 침범하는 가상 적국 함정을 표적으로 실탄 군사훈련을 하기로 하고 해군 함대를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 국가들은 브루나이의 제안에 따라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고조로 군사충돌과 위기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련국이 신속히 연락, 해결할 수 있는 핫라인 설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