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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흑인 청소년 총격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
모금행사차 방문한 시카고서 마이클 브라운, 트레이본 마틴 등 가족 만나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최근 1~2년 사이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흑인 청소년 총격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다.
2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고향 시카고에서 고액 기부자들을 상대로 3건의 대선 자금 모금행사를 열고, 전국에서 모인 흑인 피해자 가족들과 약 2시간가량 비공개 면담도 진행했다.
총기 피해자 가족 면담에는 작년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비무장 상태로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진 마이클 브라운(사망 당시 18세)의 어머니 레슬리 맥스패든, 2012년 플로리다 주 샌포드에서 히스패닉계 자율방범대원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트레이본 마틴(당시 17세)의 어머니 사브리나 펄튼이 포함돼 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취임식에서 축하 공연을 한 지 일주일 만에 학교 앞 공원에서 폭력조직원이 쏜 오발탄에 목숨을 잃은 시카고 여고생 하디야 펜들턴(15)의 가족도 참석했다.
그 외 지난해 플로리다 주 잭슨빌의 한 주유소에서 차 안 음악소리가 발단이 돼 40대 백인 남성의 총격을 받고 숨진 조던 데이비스(당시 17세),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공원에서 모형총을 갖고 놀다 백인 경찰에 피격돼 사망한 타미르 라이스(당시 12세) 등의 가족도 함께 모였다.
클린턴 선거 본부는 이날 면담에 대해 "총격 피해자 가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며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총기 폭력 및 경찰과 시민 사이의 불신 등 주요 이슈를 조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국이 제도적 인종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모두가 이제껏 형사 사법 시스템이 균형을 잃는 것을 방관해왔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민주당이 인종적 정의와 지역사회 치안, 양형 개혁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주장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높고, 흑인 표는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주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있는 미국 최대 규모 흑인 사립 종합대학에서 형사법 개혁에 대해 연설하는 것으로 흑인 유권자 마음 잡기 행보를 본격화했다. 그러나 흑인 인권운동 단체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의 시위로 빛이 바랬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시카고 민주계 주요 후원자들과 3건의 모금 행사를 잇달아 가졌다. 시카고에서 태어나 성장한 클린턴 전 장관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자금 모금을 위해 4번째 시카고를 찾았다.
이날 첫 행사는 개발업자 마이클 폴스키의 골드코스트 저택에서 열렸다. 폴스키는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이기도 하다.
이어 하얏트 호텔에서 법조인들과 만나 대화하고 후원금을 거뒀다. 이 행사는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 주재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자금모금의 귀재' 이매뉴얼 시장은 2008 대선에서 클린턴과 오바마가 맞붙었을 때 오바마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작년 5월 클린턴 전 장관의 정치자금 후원단체(슈퍼팩) '레디포힐러리'(Ready for Hillary)에 합류, 2016 대권 도전을 돕기로 약속했다.
마지막 모금행사는 시카고 북부 교외도시 에번스턴에 있는 부동산 사업가 에릭 잰슨의 집에서 열렸다. 잰슨은 민주당 주요 기부자로 2008년부터 연방 선거 후보들에게 1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이날 행사는 미디어기업 '뉴스웹'의 사주 프레드 아이캐너와 미 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 공동소유주 로라 리케츠, 잰 샤코우스키 미국 연방하원의원 등이 조율했으며, 행사 참가비는 1인당 2천700달러부터 2만 7천 달러 사이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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