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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KF-X, 사드 논란 비켜간 한미 안보협의회

(서울=연합뉴스)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참석한 연례 한미안보협의회(SCM) 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파괴하는 '4D 작전계획' 수립을 공식 천명했다. 북한의 핵, 장거리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군의 대응 능력도 향상돼야 한다는 점에서 적절하다. 양국 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계획에 서명하고, 우주 및 사이버공간의 협력 강화 원칙을 재확인하는 등 16개 항의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1년마다 서울과 워싱턴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되는 SCM은 양국 국방장관이 참여하는 국방분야와 관련한 최고의 양국 간 협의체다. 한미 동맹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군사분야에서의 협력 기반을 다지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양국의 군사대응 능력 전반을 점검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돼 왔다. 그만큼 SCM 회의는 무게가 있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과 관련한 4개 핵심기술 이전 불가 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진전되지 않았다. 미국은 회의를 준비하면서 KF-X 사업 4개 핵심기술 이전 문제는 미국 정부의 '불가' 방침이 확고한 만큼 거론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 법에 따라 한국에 특정 기술을 이전하는데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는 2025년 이후 30년 이상 운용할 KF-X 사업이 우리에게 가지는 의미를 감안해 본다면 꿈쩍도 않는 미국의 기술이전 불가 방침 고수는 크게 실망스럽다. 한미 양국이 관련부처가 참여하는 '방산기술전략·협력체'를 신설해 방산기술 전략과 협력의제를 협의하기로 합의했지만 4개 핵심기술 이전 문제에 대한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카터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 "미국의 독자적인 결정이 아니라 동맹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너무나 당연한 원칙 수준의 언급일 뿐이다. 중국이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는 국내에서 정치, 외교, 군사적으로 민감한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루 만에 발뺌은 했지만 사드 포대 제작업체인 록히드마틴 부사장이 지난주 기자회견을 자청, '한미 양국 간에 사드 한반도 배치를 놓고 공식·비공식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의 불을 다시 지폈다. 한미 양국의 최고 국방당국자 간 협의에서 이 문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은 것이 정상적인지 모르겠다. 미국은 검토가 끝나지 않았더라도 한국의 궁금증에 미리 설명해 줄 수 있고, 우리도 일각의 우려나 기본적 입장을 사전에 전달할 필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동맹 간에는 무슨 얘기든 나눌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 건강해 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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