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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총선> 외국 투자자들 "개방 지속 시금석"
민주 선거 시행되면 투자 가속 전망
대우E&P, 가스전에 27억 달러 투자…한국, 투자순위 6위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 미얀마에서 2011년 경제 개방이 시작되고 나서 처음 실시되는 총선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돼 있다.
아시아에서 마지막 남은 거대 시장인 미얀마에서 경제 개혁과 개방이 지속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마지막 시장' '황금의 땅'이라고 불리는 미얀마는 1인당 국민소득이 라오스나 캄보디아와 비슷한, 동남아시아의 최빈국 중 하나지만 두 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얀마는 자체 인구만 5천300여만 명에 달하는데다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 세계 3대 인구 밀집 지역이 만나는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 정치적으로 전략적 중요성이 지대할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기업들은 미얀마가 막대한 시장을 제공하고, 생산기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외국 기업들이 미얀마 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거나 진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미얀마 정부의 외국인 투자 누적 승인액은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568억8천6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2014~15 회계연도의 투자유치액은 80억1천만 달러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최대 투자국가인 가운데, 싱가포르의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다음이 태국, 홍콩, 영국 순이다. 한국은 투자 누적 승인액이 33억8천만 달러로 6위를 차지한다.
한국은 봉제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과 도소매업에 주로 투자해, 이 분야에 투자한 기업이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70%를 차지한다.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00여 개이며 27억 달러를 투자한 대우E&P의 가스전 투자가 규모 면에서는 가장 크다.
그러나 이처럼 급증했던 투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춤하고 있다.
총선이 다가오자 투자자들이 선거 동향을 주시하며 투자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2011년까지 약 반세기를 집권했던 군부가 총선에 패배했을 때 권력 이양을 거부하고 개방했던 문호를 다시 닫아 거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제 전문가들은 군부가 개방을 중단하고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권력 상실이 눈앞에 닥쳤을 때 강권을 휘두를 여지를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개혁 개방이 지속하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경제 정책의 기조가 크게 바뀔 가능성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제1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집권 시 어떤 경제 정책을 시행할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NLD는 내부에 경제 전문가가 많지 않은데다, 집권 경험이 없어 행정부를 장악하고 복잡한 경제 정책을 원활하게 집행할 수 있을지 경제계는 의문시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공정하고 자유롭게 실시되고, 군부가 그 결과에 승복하면 테인 세인 대통령 정부의 1단계 개혁 개방에 이어 차기 정부에서 2단계 개혁, 개방 정책이 실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얀마 개혁 개방은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지난 4년여 동안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정부는 정치범 수 백 명을 석방하고, 민간 언론 설립 허가 등으로 언론 규제를 완화했으며 변동환율제 도입, 중앙은행 독립, 외국인투자제한 완화, 경제특별구역법 개정, 외국은행 진출 허용 등의 경제 개혁 조처를 했다.
그러나 집권당과 군부가 권력을 잃을 가능성이 큰 총선이 다가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혁이 정체하거나 후퇴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게 제기됐다.
수치 여사의 대통령 선거 입후보를 금지하는 헌법 조항 개정이 무산됐으며, 이슬람교도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정부의 국적 부여 거부, 다시 증가한 언론인 및 반정부 인사 수감, 국제 기구 요원들의 활동 제약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에는 미얀마의 개혁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달아 터져 나왔다.
경제 부문에서도 물가 및 부동산 가격 상승, 달러 수요 증가 및 환율 불안, 무역적자 확대, 근로자 임금 상승으로 인한 기업 비용 증가 등 개방의 역작용이 속출했다.
중앙은행은 미얀마 화폐인 차트화의 가치가 급락하자 국내 달러 사용을 규제하기 위해 최근 호텔, 식당, 여행사, 면세점, 항공사 등에 부여했던 외환취급면허를 취소했다.
이는 미얀마 개방 정책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평가했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미얀마는 2014~2015 회계연도에 경제가 8.5% 성장했으며, 2015~2016 회계연도에는 6.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는 2015~2016 회계연도에 11.3%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10년 이후 매년 7% 이상의 성장을 구가한 미얀마가 앞으로도 연간 8%의 성장을 지속해 2030년에는 중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얀마 내 지사 설립 허가를 받은 태국 BBL은행의 콥삭 뿌뜨라꾼 부사장은 "미얀마가 앞으로 개방을 중단하고 과거의 폐쇄 국가로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작은 변화가 있을지 몰라도 지금까지의 개혁 개방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간의 개혁 개방이 1단계 작업이었다면 선거가 끝나면 이른바 2단계 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초기에 비해 개혁 개방 정책을 유지하고 가속화해야 하는 2단계 작업이 훨씬 어렵고 복잡할 뿐 아니라 성과를 내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k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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