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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미끄럼방지'가 판교사고1주기 경기도 안전캠페인?
도민안전의식 높이겠다며 안전체크리스트 제작·홍보
환풍구시설물 안전조치방안 등은 빠져…"생색내기 일회성 대책" 지적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플러그는 전선을 잡아 뽑지 말 것', '욕실에 미끄럼 방지 스티커를 부착할 것', '소화기는 지정된 장소에 반드시 비치할 것', '산행 전 가벼운 운동으로 발목과 무릎을 보호할 것'.
경기도가 판교 환풍구 사고 1주기를 맞아 도민의 안전의식을 높이겠다며 만든 '안전 체크리스트' 목록이다.
환풍구 사고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은 없고 통상적으로 널리 알려진 안전행동 수칙만 홍보하는 수준이어서 일회성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는 14일 '판교 환풍구 사고 1주기, 도민 안전의식 높인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20일부터 31일까지 생활주변에서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도민에게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는 사고 유형별 안전 체크리스트를 선정했고, 이를 토대로 영상 등 안전홍보 콘텐츠를 제작해 도민에게 홍보할 계획이다.
안전 체크리스트는 국민안전처가 권하는 국민안전행동요령과 재난안전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만들었다.
전기, 가스, 미끄러짐, 화재 등 가정내 주요 사고 유형 16개와 교통사고, 자전거 안전사고, 농기계 사고, 행락철 안전사고 등 야외활동 중 주요 사고 유형 19개 등 총 35개 유형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 안전체크리스트에 담긴 내용은 국민안전처의 안전행동요령과 별반 다를 게 없을 뿐 아니라 소방당국, 전기안전 관련 기관, 언론 등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것들이다.
도내 주요 산업현장 및 시설물의 안전점검도 함께 하겠다는 내용이 없었다면 판교 환풍구 사고 1주기와 직접적으로 연관지을 내용이 없는 '속 빈 강정'인 셈이다.
지난해 10월 17일 사망 16명, 부상 11명의 인명피해를 낸 판교 환풍구 사고는 환풍구 관리 문제, 사고 대응 미숙 등과 관련한 문제점을 사회에 경고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도 안전캠페인에는 지하철 환풍구와 같은 시설물에 대한 안전조치방안이나 사고 대응 체계 같은 핵심내용은 빠져있다.
환풍구 사고가 발생한 분당에 사는 이모(39)씨는 "'사고 몇 주년' 이런 때만 생색내는 일회성 대책에 넌더리가 난다"면서 "그보다는 안전시설 설치 의무화 등과 같은 실효성 있는 대책과 사후점검 등과 같이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을 고민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지하철 환풍구같은 시설물을 올 연말까지 점검해 안전관리대책을 마련중"이라면서 "이번 안전캠페인은 판교환풍구 붕괴 같은 사고에 대비해 내 주변을 돌아보고, 안전의식을 높이자는 취지로 시행하는 것임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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