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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도심의 제2청사 매각한다
헬무트 얀이 설계한 유명 빌딩 '제임스 R.톰슨센터'…철거 가능성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일리노이 주가 시카고 소재 제2청사 매각 방침을 공개했다.
브루스 라우너 일리노이주지사는 13일(현지시간), 시카고 도심에 위치한 17층 높이의 주정부 제2청사 '제임스 R.톰슨센터' 문을 닫고, 이곳에서 근무하는 2천여 명의 공무원을 스프링필드 주청사와 시카고 시내 사무실에 분산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톰슨센터는 민간 개발업체에 팔아 재개발하도록 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톰슨센터는 독일 출신의 유명 현대 건축가 헬무트 얀(75)의 설계로 총 1억7천200만 달러(약 2천억 원)를 투입해 1985년 완공됐다. 애초 '일리노이 센터'라 불리다가 1992년 전 주지사 제임스 R.톰슨(1977~1991 재임)의 이름을 땄다.
건물 전면이 유리로 덮혀있고 꼭대기 층까지 트인 둥근 중앙홀(아트리움)에서 각 층이 올려다보이도록 설계된 독특한 구조 등이 얀의 명성과 합해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기도 한다.
그러나 거대한 아트리움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지고 유지 관리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지은 지 30년을 넘기면서 손댈 곳은 점차 늘고 있으나, 일리노이 주 예산 적자 문제로 필수적인 보수공사마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만성 재정난에 처한 일리노이 주가 '애물단지' 톰슨센터를 팔아치우려는 시도를 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라드 블라고예비치 전 주지사(2003~2009 재임)가 매각 후 재임대해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관철되지 않았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와 관련 "일부 도박사업자들이 톰슨센터 저층을 카지노로 전환하자는 제안을 내놨지만, 현실화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카고 시에는 카지노 설립이 금지돼 있다. 람 이매뉴얼 시장이 취임 후 세수 확보를 목적으로 카지노 제재 규정을 완화하려 했으나 시의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
시카고 시청과 대각선으로 마주 서 있는 톰슨센터는 연면적 11만㎡ 규모로, 현재 1층부터 3층까지 식당과 소매점 등이 입주해있고 4층부터 주정부 사무실이 들어 있다.
경제전문 매체 시카고 비즈니스는 톰슨센터가 매각과 더불어 철거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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