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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10년> ②10년 후 청계천 '콘크리트 어항' 벗어날까
빌딩숲 사이 5.8km 친환경 친수공간 조성에 국내외 관심
수질오염 등 부작용 지적에 지천 재생 등 재복원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청계천은 10년 전 복원 당시 '도심 생태하천'을 표방했다.
아스팔트로 뒤덮인 물길 위 흉물스러운 고가가 철거되고 5.84km 구간에 이르는 녹지·친수공간을 두 발로 걸을 수 있게 되면서 실로 '상전벽해'로 불렸다.
이후 청계천 복원 기념일이 다가올 때마다 청계천에 수백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조류도 찾아온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내·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도심 직장인도 수시로 찾는 공간이 된 청계천은 자동차 매연과 판자상가촌이 밀집한 모습에서 벗어나 현대적 빌딩숲을 가로지르는 생태하천으로 자리 잡았다.
청계천 상인들과 고가 철거에 따른 교통대란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반발 속에서도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2년 3개월 만에 완성하자 외국에서도 끊임없는 관심을 보냈다.
2004년 베니스 국제건축비엔날레는 이 사업을 최우수 시행자상으로 선정했으며, 미국 하버드대는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서적을 출간하고 수업 교재로 채택하며 "세계 도심 개발사업 가운데 가장 성공한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도심에도 녹지가 많이 늘어 청계천이 더 이상 파격적인 휴식처가 아니게 됐고, 생태와 역사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면서 복원 사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청계천 자체가 본래 건천(乾川)으로, 직선형 수로에 하루 약 12만t의 한강물을 전기로 끌어다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운영돼 '콘크리트 어항'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한 전기료 등 유지·보수비용은 연평균 75억원이 사용되고 있다.
자연하천이 아니다 보니 기습 폭우가 오면 수위 조절이 잘되지 않아 사람이 갇히거나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부작용도 잇따랐다. 국정감사에선 여름철에 오수가 유입되면서 대장균이 기준치보다 최대 280배 증가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광통교와 오간수교 등 22개의 다리가 조성돼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막상 수표교 원형 복원 계획이 무산되고 본래와 다른 구조물이 설치되는 등 역사성이 모자랐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2011년 취임한 박원순 시장은 "이명박 전 시장이 고가를 헐고 청계천을 복원한 것은 탁월한 결정이었지만 복원과정에서 생태나 역사적 시각이 결여됐다"며 시민위원회를 만들어 재복원을 시사했다.
이후 조명래 위원장을 필두로 한 시민위원회는 자연생태하천과 보행친화거리 조성, 수표교와 지천 복원, 시민참여형 청계천 관리를 강조하며 마스터플랜 수립에 나섰다.
현재는 제2마장교부터 신답철교까지 다양한 수목을 심는 등 생태복원 시범사업을 마쳤다. 중장기적으로 청계천 상류의 지천을 복원하고 최종적으로는 4대 산의 물줄기를 청계천과 연결하는 구상도 마련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상류 지천 중 차량이 다니지 않거나 적은 중학천, 동십자각과 삼청동 근처 등은 비교적 단기간에 복원할 수 있다는 게 위원회의 입장"이라며 "의견이 분분했던 수표교 이전 위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만큼 작은 사업부터 하나씩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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