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김영만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성대하게 치른다는 계획아래 준비에 여념이 없다.
대규모 매스게임과 함께 대동강에서 불꽃놀이 등을 벌이며 축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또 얼마 전 중국이 전승절 열병식을 통해 군사굴기(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선언한 것처럼 북한도 연초부터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부터 철저한 준비를 지시했으며 전국 각지에서 각종 건설공사가 진행돼 왔다.
특히 북한은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경축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기념일을 며칠 앞두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나아가 국제사회가 장거리 로켓 발사를 이유로 대북제재에 나설 경우 4차 핵실험으로 강경 대응하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올해 초부터 기념비적 건축물 완공 독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새해 2015년은 조국해방 70돌과 조선노동당 창건 70돌이 되는 매우 뜻깊은 해로 혁명적 대경사로 빛내여야 하겠으며 전체 군대와 인민이 10월의 대축전장을 향하여 힘차게 달려 나가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청천강계단식발전소와 고산과수농장, 미래과학자거리를 비롯한 중요건설대상들을 훌륭히 완공하여 10월의 대축전장을 빛나게 장식하도록 하여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은 건설현장을 연이어 시찰하거나 공사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김 제1위원장은 미래과학자거리·과학기술전당 건설장, 5월27일 수산사업소·금산포 젓갈가공공장과 수산사업소 건설장,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 건설장 등을 차례로 찾아 당 창건 기념일 이전까지 건설을 마치라고 독려했다.
또 8월과 9월 청천강계단식발전소 지원 근로자들과 미래과학자거리 건설 기여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국립교예단 배우들과 만수대창작사 예술가들을 보내 공연하게 해 노동자들을 위문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언론매체들도 최근까지 이들 현장의 공사 진행 상황과 성과를 자주 보도하고 있다.
축제 분위기를 띄우고자 평양 대동강에는 축구장 크기의 수상 구조물 건립이 진행되고 있다.
6천564㎡ 규모의 이 구조물은 소형 바지선으로 나무판자를 서로 연결해 깔아 공사하며, 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과 불꽃놀이 등 행사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대동강 구조물 모습은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이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구글 위성사진 판독 내용을 밝히며 드러난 것이다.
군수분야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군수공장을 방문하거나 군대 훈련을 참관에 나서면서 생산 설비의 첨단화를 강조하며 "정밀화·지능화된 무기를 더 많이 만들어내라"고 지시했다.
또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육해공군과 반항공군, 전략군 장병 열병식과 평양시 군중대회를 대대적으로 거행할 것이라고 밝혀 신형 무기를 선보일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달 평양 비행장에서 열병식 준비하는 모습이 구글 위성에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은 이달 중순 국가우주개발국 국장과 원자력연구원 원장의 발언을 통해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강행을 시사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 창건 70주년 행사는 10월 1일 사회주의청년동맹원 수만 명을 동원해 백두산을 출발, 평양을 거쳐 판문점까지 횃불 행진을 펼쳐 대내 결속을 다지고 5일께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킨 뒤 당일인 10일 열병식으로 대미를 장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북한은 이번 기념행사를 통해 역사적으로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를 선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장거리 로켓, 다음달 5∼9일께 발사할 듯
북한은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의 과거 인공위성 발사 전례나 이번 발사의 목적 등을 고려하면 10월10일 기념일 이전인 다음달 5∼9일께 발사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북한은 로켓 발사 여부를 놓고 어떤 고민을 할까.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와 외교적인 문제를 두고 고민할 것으로 추정했다.
양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평소 북한 주민의 생활 향상을 강조해 왔는데, 로켓 발사 시 대북제재 강화로 이런 부분과 다소 거리가 멀어지지 않겠느냐"며 "북한이 이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나름대로 계산해 감내하면서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것"이라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에 러시아가 소극적일 것으로 판단하는 등 대북 제재의 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이 로켓을 쏜다면 국제사회 고립 속에 외교적으로 잃을 게 많을 것으로 봤다.
김 교수는 "대외관계가 전체적으로 막혀 있는 북한 처지에서는 특히 북중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다음으로 남북관계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북미관계나 북러관계는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를 하더라도 북한은 경제 상황이 현재보다 더 악화될 것이 없다고 볼 것이며, 제재는 로켓 발사와 관련된 부품과 장비에 국한돼 일반 경제협력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경제부분은 큰 변수가 안될 것"이라고 봤다.
다음 달 20∼26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관련해 그는 북한이 로켓을 쏘더라도 상봉 일정을 먼저 취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상봉 성사 여부는 사실상 우리 정부의 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로켓 발사 쪽에 무게를 둔다는 정재흥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국제사회가 어떻게 압박할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북한이 로켓을 쏘지 않을 경우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에 대한 저울질도 할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현재의 대외적 구도가 바뀌지 않는 한 로켓을 발사하는 '벼랑끝 전술'로 남한과 미국에 압박을 가하고 두 나라로부터 메시지를 받으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2013년 3차 핵실험 때처럼 이번에 장거리 로켓을 쏘고 나서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가하면 '우리 방식대로 가겠다'며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ym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