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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수용 고심하는 미국…난민 재정책프로그램 검토
"테러리스트 유입 통로" 공화당 반대에 실행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사상 초유의 유럽 난민 위기를 맞아 각국이 대책 마련에 뛰어들면서 미국 정부가 고심에 빠졌다.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국가들에 이어 캐나다, 뉴질랜드, 남미 국가들까지 나서 난민 수용 쿼터 확대에 동참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왜 방관하느냐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난민 사태에 대한 미국의 공식 입장은 아직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피터 부가드 백악관 대변인이 이메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글로벌 난민 위기에 대응해 난민 재정착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범위의 대책을 활발히 검토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부가드 대변인은 이어 대책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 않은 채 "시리아 위기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미국은 40억 달러 이상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고, 올해도 10억 달러 이상을 원조했다"며 "미국은 시리아 위기의 최대 기부국"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미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익명의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 현재 연간 7만명까지 난민을 수용토록 하고 있는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에 대한 검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1천500명의 난민을 수용했고 내년 중으로 8천명의 난민을 추가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80만명의 난민을 받겠다고 한 독일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미 정부가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동참 압박 속에서 난민 수용 확대 계획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실제 이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파의 반대를 뚫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 급진 무장세력의 테러 가능성에 늘 노심초사하는 미국은 난민 수용이 테러리스트 유입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14명의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최소 6만 5천 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냈지만 즉각 공화당의 반발에 부닥쳤다.
공화당 출신의 마이클 맥콜 국토안보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반대 서한에서 "우리는 난민을 받아들인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지만 시리아 문제는 복잡하고 독특한 케이스인만큼 높은 수준의 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역시 공화당의 피터 킹 하원 의원도 7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비슷한 주장을 폈다. 그는 "테러리즘이 우려된다는 명확한 '컨센서스'가 있다. 아주 철두철미한 신원 조회 절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이 걸핏하면 중국, 북한, 이란 등 다른 나라의 인권 문제에 개입하면서 이러한 대규모 인도주의적 사태에 방관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제임스 조그비 아랍아메리칸연구소 소장은 "(미국의 시리아 사태의 최대 원조국이라는) 수사가 정말로 무시무시하다"며 "미국이 뛰어들지 못하는 것은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공포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달 말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국 방문이 이같은 미국의 소극적 태도를 전환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고도 전했다.
지난 6일 바티칸 미사에서 유럽의 모든 가톨릭 교구가 난민 가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미 방문기간에 국제사회 최대 이슈로 떠오른 난민 문제 해결에 미국이 더 적극 나서라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y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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