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혁신교육지구사업' 접나…일몰 존폐 논란
전임 교육감 핵심사업…8개 관련 지자체 "우수사업 승계" 요구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교육청과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추진해온 '경기도형 혁신교육지구사업'이 존폐 기로에 섰다.
경기도교육청이 일몰제를 적용해 사업 종료를 검토하자 관련 지자체들이 사업 존속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도교육청과 지자체에 따르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19일 6개 혁신교육지구 및 2개 교육협력지역 지자체장을 초청해 '혁신교육지구 이후 새로운 교육협력사업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협약기간 만료(내년 2월)에 따라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마무리하고 가칭 '미래교육도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5년간 한시사업으로 추진했으나 교육청·지자체 간 매칭(대응) 형태의 재원분담이 어려운 교육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사업지구 확대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비의 40% 이상이 교원업무지원 형태(인력지원사업)여서 학교문화 개선과 교사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비정규직 양산과 고용 불안을 유발해 현안으로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6개 혁신교육지구와 2개 교육협력지역 관련 사업에 투입된 비정규직 인력은 모두 658명이다.
관련법령과 교육공무직원 채용 및 무기계약직 전환 등에 관한 조례, 교육실무직원 규정 등에 따르면 1년 이상 상시 지속 근로자의 경우 무기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
3만5천여명의 비정규직을 보유한 도교육청의 경우 혁신교육지구 내 행정실무, 사서, 상담 인력까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달라는 요구를 수용할 재정 여력이 없어 고민이다.
그렇다고 지자체에 인건비 지원을 요청할 수도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학교에서 채용한 비정규직 사서교사의 인건비를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도교육청의 질의에 지난 2월 법제처는 "관련 조항의 '학교교육여건 개선사업'에 해당하지 않아 지원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인력배치 등 인건비 지원사업은 지자체의 교육경비 보조사업에 해당되지 않는 교육감 소관이라는 기존 해석을 재확인한 것이다.
도교육청은 혁신교육지구사업이 일부 지역, 지역 내 일부 학교에 집중돼 교육격차가 발생한다는 문제점도 거론했다. 이를 위해 시범사업 성격의 혁신교육지구사업을 모든 지자체 대상으로 확대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협력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시흥, 오산 등 혁신교육지구 지자체에서는 기존 사업에 대한 학생·학부모들의 호응도와 만족도를 제시하면서 교육청의 지속적인 대응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시흥시 한 관계자는 "애초 우수 사업을 승계하겠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지원인력의 무기계약 전환 문제 때문에 사업 일몰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난감하다"며 "학교현장과 지자체에 혼란이 없게 적절한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2014년 수행한 '혁신교육지구 평가 연구' 결과를 보면 학교문화 변화에 대해 6개 지구 학부모들의 반응은 긍정 48.2~57.9%, 부정 11.3~14.6%로 나타났다. 사업 지속여부에 대해서도 59.4%가 동의한 반면 폐지 의견은 4.8%에 불과했다.
교육계 일부에서는 '김상곤 지우기'라며 전임 교육감 사업 정리 수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미 도교육청이 재정난을 들어 혁신학교 지원금을 축소하고 행정실무인력 지원을 중단하면서 이런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도교육청이 대체 사업으로 추진하는 가칭 미래교육도시 사업은 학생들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가치와 역량을 갖춘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학교와 지역사회 전체가 협력하는 모델이다.
학교 안에서는 혁신학교와 혁신공감학교로, 학교 밖에서는 꿈의학교, 돌봄학교,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지자체와 교육청이 인프라를 구축해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자체장들이 예상 밖의 반응을 보이자 도교육청은 지자체, 교육청, 학부모 등이 참가하는 평가회를 거친 뒤 사업 존속 여부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 혁신교육지구 = 공교육을 혁신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창의협동교육 시스템 구축, 혁신교육 일반화, 나눔과 배려의 학습공동체 실현 등을 목표로 추진됐다. 교실수업, 진로체험, 상담지원, 독서토론지도, 동아리지원 등 세부사업은 지구별로 다양하다.
2010년 사업설명회를 거쳐 16개 시군이 신청해 2011년 광명, 구리, 시흥, 안양, 오산, 의정부 등 6개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성남과 화성시는 각각 성남형교육지원사업, 창의지성교육사업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6개 지구에서 올해 기준으로 263개교를 대상으로 지자체 191억여원, 교육청 74억여원 등 모두 265억여원이 투입됐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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