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북구청 앞 먹자골목, 불법주차 '무법지대'
주민·상인 불편 호소하지만 경찰·구청 해결책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무법지대예요, 무법지대." 한 상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서울 강북구의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강북구청 앞 먹자골목이 불법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밤마다 불법주차 차량과 취객을 태우려는 택시가 장사진을 이루면서 골목이 마비되지만, 경찰과 구청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른바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던 21일 오후 11시께 찾은 강북구청 앞 거리는 불법주차 차량으로 인한 진통이 막 시작되는 상황이었다.
양옆으로 식당과 주점이 늘어서 중심도로라 할 수 있는 한천로139길은 왕복 2차로로, 일부 구간에는 인도 쪽으로 주차공간이 붙어 있다. 인근에 공영주차장이 없어 구청이 지역상인들과 협의해 마련한 공간이다.
낮에는 사용료를 내면 아무나 차를 댈 수 있고, 밤에는 해당 구역의 가게 업주들이 월 2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자신의 차를 대거나 손님 차를 주차한다.
문제는 주차공간이 그려져 있지 않은 업소들 앞에도 손님들이 차를 댄다는 것이다. 차라리 도로 전체가 주차금지 구역이면 모르지만, 일부 업소 앞에 주차공간이 있으니 다른 곳에도 대충 차를 대 버리는 식이다.
이 때문에 2개 차로 중 1개 차로가 불법주차 차량으로 가득 차 버려 노란색 중앙선은 무색할 정도가 된다.
차량이 1대만 갈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차 2대가 쌍방으로 지나가려고 할 때는 공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한쪽이 멈춰 서면 다른 한쪽은 거북이걸음으로 아슬아슬 비켜가는 상황이 반복된다.
자정이 되자 혼란은 더욱 심해졌다. 불법주차 차량을 피해 지나가려는 차량과 행인들, 취객을 태우려는 택시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곳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이모(33)씨는 "새벽 1~2시가 되면 택시들까지 아예 골목길에 늘어서는 바람에 1시간 넘게 꽉 막힐 때가 잦다"며 고개를 저었다.
인근 갈빗집 사장 황모(44)씨는 "지하 주차장이 있는 건물들이 있지만, 돈을 내야 하는데다 술집을 옮기면 차도 빼야 한다는 점 등 때문에 손님들이 그냥 길거리에 대 버린다"고 말했다.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치안 관리에 지장이 생길 정도다. 관할 파출소의 한 경찰관은 "유흥가이다 보니 음주폭행 사건이 많은데 신고를 받고 와 보면 순찰차를 댈 곳이 없어 난감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작 구청과 경찰서의 주무 부처들은 손을 놓은 상태다.
강북구청 주차관리과 관계자는 "여름철이라 주 2회 오후 6~8시에 특별 단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한 심야 시간대를 위한 방책은 전혀 없었다.
강북경찰서의 교통·안전 담당자들은 "주차 단속은 구청 소관 아니냐"며 구청에 책임을 떠넘겼다. 경찰 관계자들은 "야간에는 치안 업무가 많아서 주차까지 신경 쓸 인력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매출 감소를 우려한 지역 상인회가 주차 단속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단속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재래시장 활성화 방침 때문에 주차 단속이 느슨한 측면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민 강모(55·여)씨는 "취한 사람들이 차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니는 것 보면 아찔할 때가 많다"며 "상권도 생각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 아니냐"고 지적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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