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티볼리 달린 쌍용차 '티볼리'…유럽서 호평
로마서 '글로벌 미디어' 시승행사 열려
(로마=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주행감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습니다."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열린 쌍용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글로벌 시승 행사에 참가한 뒤 한 영국 언론이 내놓은 반응이다.
이번 행사는 쌍용차가 티볼리의 유럽 출시를 앞두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고 마련한 행사로 차명을 따온 티볼리 일대에서 이뤄졌다.
로마 인근에 있는 티볼리는 로마시대부터 이어져 온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휴양지다.
이번 시승회에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영국, 스페인, 독일 등 유럽 국가 이외에 터키와 이스라엘 등 주요 25개국, 100여 명의 기자와 40여명의 대리점 관계자도 참석해 티볼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시승 코스는 로마공항 인근에 있는 힐튼호텔에서 티볼리를 왕복하는 약 140㎞ 구간.
가로수가 길게 뻗어 있는 시골길을 비롯해 언덕, 고속도로까지 다양한 구간이 포함돼 있어 티볼리의 주행성능과 기능 등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날씨 또한 화창했다가 폭우가 쏟아져 다양한 날씨 환경에서 시승을 할 수 있었다.
이번에 시승한 유럽형 모델은 쌍용차의 엠블럼만 바뀌었을 뿐 나머지는 한국에서 출시된 가솔린 모델과 같다.
일단 현지 반응은 좋은 편이었다.
영국에서 쌍용차를 판매하는 대리점 관계자는 "영국 SUV 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인 티볼리에 대한 수요가 많아 선주문 물량이 다 팔린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로 유럽 수출을 위해 지난 3월 선적한 4천~5천대 물량은 이미 다 팔려나갔다.
쌍용차는 성공적인 티볼리의 유럽 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티볼리는 애초 유럽 시장을 겨냥해 만든 차종이다. 차명을 티볼리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60% 수준인 평택공장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려면 기존의 대형 SUV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연간 12만대 생산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소형차다. 유럽의 SUV시장이 연간 20% 이상 성장하는 가운데 티볼리가 속한 준소형급은 SUV 시장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시장 전망도 밝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6월 티볼리를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출시해 당장 내년부터 티볼리를 전 세계적으로 10만대 가량을 판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경쟁 차종으로 르노의 캡처, GM의 모카 등을 꼽고 있다. 티볼리의 유럽 내 판매 가격은 두 차종의 중간 수준이다.
쌍용차는 이날 오후 힐튼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처음으로 티볼리 유럽 TV광고도 공개했다. 쌍용차가 유럽에서 TV광고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로스포츠와 공동 제작한 이 광고는 6월 중순부터 유럽 전역에 방영될 예정이다. '일상으로의 탈출'을 주제로 한 광고는 바닷가를 달리는 티볼리의 모습과 뒤편 트렁크에서 자전거를 꺼내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티볼리에 대한 국내 반응 등을 묻는 유럽 언론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올해 1월 한국에서 출시한 이후 매달 4천대 이상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며 "오랜만에 나온 완전한 신차이자 첫 번째 'B세그먼트' 제품으로 젊은 층과 여성소비자 등 새로운 수요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어 회사로서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소개했다.
쌍용차는 이와 함께 유럽 딜러망을 지난해 800개에서 내년에 1천 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디젤과 가솔린 사륜구동 모델도 9월에 출시하는 한편, 내년에는 롱바디 모델도 출시해 유럽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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