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독일인 백광숙 수녀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부산 동구가 봉사와 희생의 삶을 살다 떠나간 '푸른 눈의 성녀' 루미네(73) 수녀를 기리는 기념관을 조성한다고 4일 밝혔다.
동구는 안창마을에 기념관 조성부지를 사들여 이달 안에 착공한다.
9월께 체험학습관, 전시관, 공영주차장 등을 갖춘 기념관 공사를 마친 뒤 올해 말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독일 오스나브뤼크 출신의 루미네 수녀의 한국 이름은 '빛(루미네)'을 뜻하는 백광숙(白光淑)이다.
그는 1972년 천주교 부산교구 언양본당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해 1979년 독일로 귀국했지만 한국에서 만났던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잊지 못해 1989년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루미네 수녀는 동구사회복지관 간호사로 생활하다가 부산의 대표적 달동네인 안창마을과 첫 인연을 맺었다.
6.6㎡ 남짓의 판잣집을 하나 구해 본격적으로 공부방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세 살짜리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12명이 루미네 수녀와 함께 먹고 자며 가족처럼 생활했다.
아이들에게 수녀는 선생님이자 엄마였다.
2008년 법령 개정으로 무허가 건물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이 불법으로 규정돼 더는 운영할 수 없게 돼 남태평양 마셜 군도로 선교활동을 떠나기까지 루미네 수녀는 21년간 아이를 가르치며 '열두 아이의 엄마'로 불렸다.
루미네 수녀는 안창마을에서 혼자 사는 노인, 장애인, 알코올 중독자, 무기력하고 실의에 빠진 사람 등의 삶 속에서 스스로를 낮추며 이름처럼 안창마을의 빛이 됐다.
루미네 수녀가 운영했던 공부방은 현재 동구 범일4동의 그룹홈 시설인 '우리들의 집'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기념관 개관식에 루미네 수녀를 초청하겠다"며 "기념관을 건립해 수녀의 봉사와 희생정신을 오래도록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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